『지리의 힘2』를 읽고
|
팀 마샬의 『지리의 힘2』를 읽으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지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문장이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위성이 하늘을 뒤덮는 시대임에도 여전히 땅의 형태와 위치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그의 통찰은 단순한 국제정치 분석을 넘어 ‘공간을 이해하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줬다.
현재 군 복무 중인 병사이자 대학에선 지구과학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다. 과거엔 지리라는 학문이 지도 위 지형이나 암석 분포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그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야지훈련에서 고저 차를 읽지 못해 부대 이동에 혼선을 겪은 적이 있었다.
당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있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했지만, 장비는 신호 불안정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결국 지형을 직접 읽을 수 있는 능력이 가장 큰 무기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 경험 이후 지리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현장을 지배하는 실질적 힘이라는 걸 깨달았다.
저자는 중동, 사헬, 히말라야 등 다양한 지역 갈등을 지리적 구조로 해석하며 인간이 아무리 문명을 발전시켜도 ‘산맥 하나, 강 하나가 만든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 구절을 읽으면서 군대의 경계근무를 떠올렸다. 철책 하나, 경계선 몇 m의 차이가 국가안보를 가르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서 있는 땅의 의미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지형의 이해는 안전의 기초이고, 지리적 인식은 곧 전술의 출발점이었다.
특히 “지리는 인간의 운명을 바꾸진 않지만, 그 운명이 펼쳐질 무대를 정한다”는 문장이 인상 깊었다. 이 구절은 군 생활에서 내 역할과도 닮아 있었다. 병사 한 명이 세계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각자 위치에서 땅을 지키는 일이 국가 기반을 유지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서 있는 땅, 그 자체가 역사와 안보 무대이기 때문이다.
『지리의 힘2』는 지리를 ‘교과서 속 과목’에서 ‘현실 속 전략’으로 바꿔 놓은 책이다. 장차 교사가 돼 학생들에게 지구과학을 가르칠 때도 단순히 지형과 기후를 외우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리를 읽는 힘이 세상을 이해하는 첫걸음임을 전하고 싶다. 군인으로서 내가 지키는 이 땅의 형태와 의미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결국 지리의 힘이란 멀리 있는 세계 정세가 아니라 우리가 오늘 서 있는 이 자리의 무게를 아는 힘이었다.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