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은 이제 ‘잘 파는 산업’을 넘어 ‘전략을 설계하는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 세계가 인정한 수출 성과는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성과가 커질수록 관성도 커진다. 단기 계약과 단품 중심 실적에 익숙해지면 혁신 속도가 늦어지고, 위기는 언제나 내부에서 찾아온다. 이것이 ‘성공의 덫’이다.
전장 규칙은 이미 바뀌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 주듯이 드론, 전자전, 정밀타격, 탄약 소모, 데이터 우위가 결합한 ‘알고리즘 전장’에서의 승패는 개별 무기체계가 아니라 구조의 완성도에서 좌우된다.
체계와 소프트웨어, 운용개념, 보급?정비, 공급망이 함께 진화하지 못하면 전투 지속은 불가능하다. 수출을 여전히 ‘제품 판매’로만 인식한다면 후속 군수지원(MRO), 업그레이드, 연합 운용 표준의 주도권을 타국에 넘길 수밖에 없다.
방산 수출 4대 강국 구현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양적 확대가 아니다. 질적 전환이다. 이러한 전략혁신은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니다. 국방정책, 군사전략, 획득체계, 산업기반이 하나의 시간표와 방향성을 공유하는 국가 차원의 종합설계다. 전력 소요가 산업을 이끈다. 산업혁신은 다시 작전개념을 확장한다. 이 선순환을 만들지 못하면 방산 수출의 지속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과제 3가지를 중심으로 제안한다.
첫째, 전력화 속도가 곧 억제력이다. 실전형 시험평가와 신속실증을 상시화하고, 관리 가능한 실패를 허용하는 혁신제도가 필요하다.
둘째, 소프트웨어 중심체계에서 납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반복 업그레이드와 데이터·인공지능(AI) 적용이 가능하도록 획득·예산·보안규정의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전쟁은 생산력의 경쟁이다. 핵심 부품·원자재·탄약의 공급망 위험을 조기에 탐지하고(SCEWS) 평시부터 대량생산·비축·대체조달체계를 준비해야 한다.
수출은 동맹·우방과 함께 설계될 때 지속된다. 표준과 인증, 교육훈련, 연합 운용개념을 패키지로 제시할 때 한국은 공급자를 넘어 규칙 설계자가 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이 자율·센서·사이버·부품 영역에 빠르게 참여하도록 시험 인프라와 데이터 표준을 개방하고 ‘K-DARPA·DIU형 기획-실증-확산 통로’를 제도화해야 한다.
수출은 결과다. 전략혁신은 원인이다. 성공의 덫을 넘어설 때 K방산은 지속 가능한 국가안보 자산이자 진정한 전략혁신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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