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의 능선과 아마존의 정글, 끝없이 펼쳐진 해안 사막이 한 나라 안에 공존하는 페루. 인간과 자연이 함께 빚어낸 이곳은 전략적 사고가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실험장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와 지형 속에서 이뤄진 모든 교육은 말 그대로 지상작전의 변수와 상수가 동시에 맞물린 살아 있는 교실이었다.
페루 육군 최고 전쟁학교의 교과 과정은 단순 전술론을 넘어섰다. 임무형 지휘철학을 기반으로 정보·기동·화력의 동시성 확보와 민·군 협력, 재난 및 치안상황의 연계 운용, 작전환경에서의 통합적 의사결정 과정까지 체계적으로 다뤄졌다.
또한 군사학적 지식을 넘어 공공관리·국가안보전략·국민통합 등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교육은 장교들이 단순한 전투 수행자가 아닌 국가 발전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학기 초 낯선 언어와 문화, 생소한 환경에서의 적응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주페루 대한민국 국방무관부의 세심한 지원과 페루 육군 최고 전쟁학교의 진심 어린 배려 덕분에 낯선 환경은 어느새 배움의 터전으로 바뀌었다. 비록 사용하는 말은 달랐지만, 전우애와 사명감이라는 군인의 공통 언어가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줬다.
페루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군이 국민과 함께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나라다. 이는 곧 민·관·군·경·소방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통합적 국가방위 개념이자 동시에 국가안보가 생활 속에 스며든 모습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레 대한민국 육군의 미래를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다. 한반도 역시 산악·도시·해안이 맞물린 복합지형을 갖고 있으며, 재난·재해·테러 등 다양한 작전환경 속에서 민·관·군·경·소방이 같이 움직여야 하는 복합안보시대를 맞고 있다. 페루의 전략적 사고와 대응체계는 우리의 현실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현장에서 함께 수학했던 페루 장교들은 ‘군이 국민을 지킨다’는 의미를 삶으로 보여 줬다. 재난이 발생하면 군은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고, 치안이 불안정한 지역에선 경찰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며 지역사회를 안정시켰다.
그들의 모습에서 군이 단순한 전투집단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공동체를 지키는 ‘국가의 척추’임을 다시금 실감했다.
이곳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밑거름 삼아 한반도에서 그 뜻을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이 소중한 기회를 가능하게 해 준 대한민국과 페루 양국 육군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Viva Corea! ¡Viva el 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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