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북·중·러’ 결속에 맞서 ‘한·미·일’ 협력 확대해야

입력 2026. 01. 06   14:39
업데이트 2026. 01. 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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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43. 신년도 안보정세 전망과 한국 국방정책의 새로운 과제

3국 지난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견고한 군사·외교 연대 대내외 과시
미국의 인·태 안보 전략 변화 움직임
아시아·유럽 동맹국 부담 확대 강조
국제 안보정세 변화 맞춰 태세 재점검
3축체계 보강하고 우방국과 연대 강화

새해 국제 안보정세는 지난 30여 년간 탈냉전 시기에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북·중·러 3국이 각각 개최한 열병식에서 드러났듯이 소위 ‘크링크(CRINK)’ 국가들의 군사적 결속이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공표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가 보여 준 것처럼 미국은 글로벌 안보전략과 인도·태평양지역 동맹국의 정책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 같은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는 기존 대북 핵억제 태세 차원에서 구축되고 있는 ‘한국형 3축체계’에 더해 대드론 방어체계 등을 보강해야 한다. 아울러 한미동맹 차원에선 조선업이나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동맹 영역을 확장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준비하는 지휘구조 재편이나 인재 양성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중·러 3국의 결속 강화에 대응해 한·미·일 협력기조를 견지하고, 호주나 캐나다 등 역내 우방국가들과의 안보협력도 확대해야 한다. 새해를 맞아 신년도 국제 안보정세 전망 논의가 무성하다. 미래 안보정세를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요 국제정치 행위자들의 전략과 정책, 그들 간 상호 역학관계 변화가 중요한 변수라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해 드러난 북·중·러 3국의 군사적 결속 강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리=김해령 기자

 

지난해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3개의 열병식과 북·중·러 군사적 결속 강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북·중·러 3개국에서 각각 거행된 군사 열병식은 북방 삼각관계를 구성하는 이들 국가 상호 간 군사적 결속양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지난해 5월 9일 러시아는 모스크바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 개최된 이 열병식에서 러시아는 다양한 미사일과 전투기, 드론 전력 등을 선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이 초대된 가운데 북한도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 등을 포함한 대표단을 축하사절로 파견했다.

이로부터 4개월 후인 9월 3일엔 중국이 대일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했다. 이 행사에서 중국은 여러 무기체계, 극초음속미사일을 포함해 ‘괌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미사일 DF-17·DF-26D, 사정거리 1만5000㎞에 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5·DF-41·DF-61 등을 등장시켰다.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드론과 스텔스 전투기 J-20S·J-35A 등도 공개했다. 시 주석이 주관한 이 열병식에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로부터 한 달 뒤인 10월 10일에는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창당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부대 등 72개 종대가 군사 퍼레이드에 나섰고 천마20 탱크, 240㎜ 방사포와 같은 재래식 전력에 더해 여러 자폭형 드론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ICBM 화성20 등 무기들이 공개됐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이끄는 대표단과 리창 총리를 포함한 중국 대표단,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도 축하사절로 왔다.

이처럼 지난해 북·중·러 3개국에서 거행된 열병식을 볼 때 소위 ‘크링크’로 불리는 전체주의 국가 간 군사·외교적 결속이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북·러 군사동맹을 부활시키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접근을 다시 모색 중인 양상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와 인도·태평양지역 안보구조의 변화 가능성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안보전략이 종전 미 행정부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공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서는 중국, 러시아 등을 ‘수정주의 세력(Revisonist)’으로 묘사해 온 이전 문서와 달리 이들 국가와 관련한 전략적 경쟁이나 억제방침을 명시하지 않았다. 역대 미 전략서들에서 강조해 온 북한 핵 개발 우려도 찾아볼 수 없다.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 이어 인도·태평양지역 안보가 국가 이익에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지만 미국의 직접적 관여보다 한국·일본 같은 역내 동맹국의 안보 역량 확대로 인도·태평양지역 제1·2도련선의 방어 부담 확대를 강조하는 입장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미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의 관세 인상 추진과 이와 연동한 대미 투자협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유럽 동맹국들이 스스로 안보 책임을 더 부담해야 하고, 나아가 대미 직접 투자 확대로 미국의 제조업 및 국내 경제부흥에도 공헌해야 한다는 새로운 동맹관계 구축을 압박하고 있다.

새해 벽두 전격적으로 단행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및 구금으로 인해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미국의 안보적 관심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년도 국방정책의 새로운 과제

북·중·러 3개국의 군사적 결속 강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글로벌 안보전략과 동맹정책의 변화, 그에 더해 ‘적대적 2국가론’을 내세우면서 공세적 핵전략을 표방하고 있는 북한의 변화 등은 지난 30여 년간 탈냉전시대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안보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전들에 직면해 우리의 안보·국방정책은 어떤 과제들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첫째, 대북 핵 위협 억제를 위해 2010년대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킬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되는 3축체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평양 열병식 때 나타난 바와 같이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맹위를 떨친 자폭형 드론이나 극초음속미사일을 새롭게 개발하면서 우리 3축체계를 무력화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대응하려면 3축체계를 보강하는 대드론 방어체계, 사이버 방어체계 등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협력하에 획득될 핵추진잠수함 등 전력을 대북 억제전략에 녹여 내야 한다.

둘째, 미국의 변화된 글로벌 안보전략 및 인도·태평양지역 동맹정책에 대응해 한국의 위상·능력이 미국 국가 이익 수호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외에도 우리가 강점을 가진 방위산업·원자력발전·철강산업 분야 등에서 협력해 한미동맹의 협력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도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한 치의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연합지휘구조 재설계 및 그를 뒷받침할 인재 양성을 지금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셋째, 북·중·러 3국의 결속이 한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일본을 포함한 한·미·일 협력태세를 견지하고, 호주나 캐나다 등 역내 우방국들과의 안보협력 확대도 도모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과 군사교류 및 신뢰 구축으로 북·중·러 연대를 약화할 수 있는 외교도 병행해야 한다. 국제 안보질서의 구조적 변화 양상을 직시하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국방·안보태세의 재점검이 필요하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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