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군사과학기술병으로 복무하며 ‘2025 국방 AI 경진대회’에 참가해 우승했다. 대회는 유·무인 복합체계 기반 자율군사임무 수행을 주제로 전차로봇·드론을 활용해 정해진 과제를 인공지능(AI) 방식으로 해결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로봇 주행 알고리즘 개발부터 드론 정찰·인식·보고까지 직접 구현하고 미래전에서 사람과 기계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체감할 수 있는 실전적 환경이었다.
본선에선 서로 다른 배경의 5명이 ‘딥하게파이팅’이란 팀으로 뭉쳤다. 군사과학기술병, 공군 장병,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 민간 개발자 등이 모였지만 ‘2박3일간 하나의 유·무인 복합체계를 완성한다’는 목표 아래 금세 하나가 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치 임무 준비를 하듯이 팀워크를 빠르게 다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차 주행에서 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던 일이다. 연습에서는 안정적이던 로봇이 평가 때 출발 직후 벽을 향해 급격히 틀어졌다. 준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했지만, 곧바로 군에서 배운 대로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평소 남겨 둔 로그를 비교한 끝에 배터리가 100%일 때 출력이 과도해지는 특성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게 원인임을 찾아냈다. 잔량을 조정하고 다시 도전한 2차 주행에선 로봇이 안정적으로 코스를 완주했다. 드론과 AI 시스템도 계획대로 완벽하게 동작해 결국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기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다는 점을 배웠다. 바로 기록과 팀워크였다. 로그 기록이 없었다면 실패의 원인을 끝까지 좁혀 갈 수 없었고, 각자 맡은 역할만 고려했다면 전체 시스템을 제시간에 완성할 수도 없었다. 군에서 강조하는 협업·보고·표준화의 가치가 기술 현장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번 대회는 중요한 질문을 남겼다. “언젠가 이 기술이 전우를 보호하는 데 쓰인다면 어떤 기준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까?” 국방 AI에선 단순한 성능보다 안정성, 설명 가능성, 재현성이 더욱 중요하다. 장비 성능 못지않게 이를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는 장병 역량이 전투력의 기반임도 느꼈다. 미래전에서 AI가 역할을 하기 위해선 기술과 더불어 사람의 책임감·기본기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대회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지금도 2박3일의 경험은 일과와 사고방식에 큰 변화를 남겼다. 코드 한 줄을 작성할 때도 “이것이 실제 임무환경에서도 똑같이 작동할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많은 장병이 각자 자리에서 자신만의 도전에 나서고, 그 도전이 우리 군의 기술적 전투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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