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국방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군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AI 기술의 화려함 이면에 우리가 반드시 직시해야 할 본질이 있다. 바로 AI 문명의 중심도 여전히 사람이란 점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무인체계가 전장을 누빈다고 해도 그 기술에 영혼을 불어넣고 현장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장병들의 ‘의지’와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 우리 군의 허리이자 미래인 초급간부들이다.
디지털 혁명에서 생존한 기업들의 비결은 고객의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다. TV 광고 한 번 없이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우리 군 역시 마찬가지다. 초급간부들이 군이라는 조직에 강력한 팬덤을 가질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구축한 첨단 AX 전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기업의 AI 인재 육성전략을 군에 적용해 보자.
첫째, 초급간부를 ‘디지털 크리에이터’이자 AX의 주역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2026년의 초급간부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소통하며 성장한 세대다. 이들에게 과거의 단순 반복업무나 권위주의적 지시 하달은 조직에 대한 환멸만 불러올 뿐이다. 이제는 이들이 부대 관리와 작전현장에서 AI와 데이터를 직접 핸들링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디지털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줘야 한다. 자신이 제안한 AI 알고리즘이 소대의 훈련 효율을 높이고, 자신이 운용한 드론 전술이 작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경험을 할 때 이들은 조직에 강력한 ‘효능감’을 느낀다.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확신, 그것이 국방 팬덤의 시작이다.
둘째, ‘명예’라는 가치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복지 팬덤의 구축이다. 팬덤은 신뢰라는 토양에서 자란다.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초급간부 처우 개선 정책들(중견기업 수준의 보수 현실화, 1인 1실 숙소 보급, 당직비 등 각종 수당 현실화)은 고무적인 변화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진정한 복지 팬덤은 ‘군에서의 경험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자산이 된다’는 확신에서 나온다. “군대를 다녀왔더니 더 유능한 인재가 됐다”는 고백이 초급간부들 사이에서 터져 나올 때 군은 입대하고 싶은 조직, 남고 싶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셋째, 기술 진보에 걸맞은 ‘수평적 소통문화’의 정착이다. 디지털 문명은 수직적 권위보다 수평적 공유를 지향한다. 초급간부들이 병사들과 AI를 매개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불필요한 행정적 관행 대신 진정한 ‘리더십’에 집중할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2026년의 스마트 병영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쓰는 군대가 아니다. 데이터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상급자가 하급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흐르는 곳이다. ‘나를 성장시켜 주는 조직, 내 전문성을 존중해 주는 상사’가 있는 곳에 젊은 인재들의 마음이 머문다.
AX 시대의 국방은 ‘마음’의 전쟁이다. AI가 무기는 대신할 수 있어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장병의 뜨거운 가슴은 대신할 순 없다. 우리 군이 초급간부들의 인생을 소중히 챙겨 준다면 그들은 진정한 팬덤을 갖게 될 것이고, 우리 군은 그 어떤 물리적 위협도 압도할 수 있는 무적의 강군이 될 것이다. 2026년 기술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얻는 AI 국방혁신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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