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함, 다시 바다로 쉼표는 없다

입력 2025. 12. 31   16:45
업데이트 2026. 01. 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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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안보의 최전선 긴 정비 마친 동해함
1함대 굳건히 수호
1년의 준비기간 거쳐 이제 '임무수행의 해'
힘찬 항해, 다시 시작

해군은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변함없이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해양 안보의 최전선에 섰다.
기동성, 즉응 태세, 쉼 없는 대비. 해군1함대 3100톤급 호위함(FFG-Ⅱ) 동해함이
진해 모항(母港)에서 긴 정비를 마치고 다시 동해로 돌아온 이유다.
글=조수연/사진=한재호 기자

 

동해함이 해상 기동하고 있다. 부대 제공
동해함이 해상 기동하고 있다. 부대 제공


짙푸른 동해의 수평선 위로 태양이 천천히 떠오르자 애국가가 힘차게 울려 퍼지고 해군1함대 동해함에 태극기가 게양됐다.

군인에게 새해란 국가·국민 수호의 임무를 계속 이어가는 시간일 뿐 특별한 변곡점이 아니다. 엄동설한(嚴冬雪寒)의 꼭두새벽이지만 장병들은 
여느 때처럼 묵묵히 하루를 열고 있었다.

동해함의 로고에는 일출이 담겨 있다. 해가 가장 먼저 뜨고, 가장 늦게 지는 바다. ‘동해’를 함명으로 쓰는 동해함은 특별한 의미를 안고, 다시 쉼 없이 달리기 위해 2026년의 출발선에 섰다.

1함대가 수호하는 동해는 수심이 깊어 잠수함 활동이 활발한 해역이다. 이에 동해함을 비롯한 1함대 함정들은 늘 대잠전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동해함은 지난해 장기간 수리를 거쳤다. 함정이 바다를 떠나 있는 동안 긴장감이 잠시 느슨해질 수 있지만, 동해함은 달랐다.

수리 기간이라고 임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동해함은 수리 기간 전투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호수·배관계통 정비 △추진기관 유지 보수 작업 △외부 도장(페인트칠) 및 청락 제거 △실전성 있는 손상통제 훈련 등 전투배치 팀워크 훈련을 반복했다. 작전상황을 가정한 훈련으로 전투 감각을 유지하고 정비 작업을 병행해 수리 종료 후 즉시 전력 투입이 가능하도록 함정의 전투력을 보존하기 위한 것.

긴 정비 기간 단 한건의 사건·사고 없이 각자의 임무를 유지했다. 12월 복귀한 후에는 훈련과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동해함을 찾았을 때, 연말이지만 이미 새해는 시작됐다는 말이 함 내에서는 어색하지 않았다.

백승두(소령) 작전관은 동해함의 2025년을 ‘준비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2026년을 ‘임무 수행 중심의 해’로 정의했다. 그는 “수리 기간 임무 대신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동료들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도 각자 자기 자리를 지켰다”며 “정박 중에도 대비태세는 유지된다. 장기간 배에서 생활하는 긴장감이 반복되는 만큼 대원들의 피로도까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 소령의 삼 형제는 모두 해군에 몸담고 있다. 큰형은 합동참모본부에서, 작은형은 손원일급 잠수함(1800톤) 김좌진함에서 임무 수행 중이다. 백 소령은 “휴가가 짧아도 집안일을 돕고, 임관 후에도 스스로 자립하는 형들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형들이 보여준 군인다운 삶이 저의 기준이 됐다”며 “삼 형제가 각자의 자리에서 해군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책임감을 더 크게 만든다”고 회상했다.

1978년생 말띠인 김범식(원사) 갑판장은 지난해 3월 동해함에 전입했다. 특히 동해함을 타고 다시 동해를 누비게 된 것을 그는 남다르게 받아들인다. 김 원사는 “항해를 가면 일주일, 길면 보름 가까이 나가 있다”며 “정비 기간이 있어도 언제든 다시 나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6·25전쟁 참전용사 할아버지와 육군장교였던 아버지의 뒤를 잇는 그는 “군인의 길이 희생이라면 희생일 수 있겠지만, 제가 잘해야 국민과 가족들이 두 발 뻗고 잘 수 있기에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좌우명은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다. 

2002년생 말띠로 동해함의 막내 격인 홍준희(하사) 전탐부사관은 첫 배로 동해함에 올랐다. 홍 하사는 “아직은 더 배우고 싶은 단계”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항해를 나갔을 때 함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전탐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해에서 시작된 새해는 곧 전 해역으로 이어진다. 붉은 말의 해에도 해군은 멈추지 않고 철통처럼 바다를 지킨다.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이들은 바다 위에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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