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부대 32진 185명 환송식
유엔 안보리 내년 말 임무 마무리
작전 수행 후 철수진과 교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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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 평화를 심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일 ‘레바논평화유지단(동명부대) 32진’이 현지 전개를 앞두고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다짐했다.
동명부대 32진은 30일 육군특수전사령부 국제평화지원단에서 박성제(중장) 특수전사령관 주관으로 환송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환송식에는 파병 장병들의 가족과 친지, 주요 내외빈을 비롯해 500여 명이 참석했다. 부대원 185명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제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뜨거운 결의를 되새겼다.
박 사령관은 축사를 통해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대표이자 군사외교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슴에 새기고 국군의 위풍당당한 기상을 레바논과 전 세계에 떨치고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명부대 32진은 2개 제대로 나눠 레바논으로 출국, 현지에서 31진과 임무 교대한다. 대한민국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최장기 해외 파병부대로서 ‘동쪽에서 온 밝은 빛’이자 ‘신이 내린 축복’으로 불리는 동명부대의 빛나는 전통을 계승할 예정이다.
32진은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 일대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서 책임지역 내 불법 무기 유입 및 테러 활동 억제를 위한 고난도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더불어 의료 지원, 태권도·한글교실 운영 등 차별화된 민군 작전을 통해 대한민국 군사외교단의 주역으로서 활약할 계획이다.
특히 32진은 2007년 시작된 동명부대 역사에 정점을 찍는 동시에 평화의 등불을 마무리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올해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동명부대가 소속된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임무가 내년 말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2진은 성공적인 임무 수행 후 철수진에 바통을 넘겨주며 동명부대 역사의 유종의 미를 거둘 방침이다.
32진 장병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정예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10주간 국제평화지원단 등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하며 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했다. 레바논의 복잡한 정세와 기후, 문화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 전술훈련 등을 마쳐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장병들은 환송식에서 “Peace to Lebanon, Glory to Korea(레바논에 평화를, 대한민국에 영광을)”와 “하나되어 임무완수”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차태경(대령) 부대장은 “동명부대는 2007년 첫 파병 이래 현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 왔다”며 “32진 역시 선배들의 명성을 이어받아 안전하고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고 평화유지의 대단원을 화려하게 장식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결의를 다진 장병들은 병오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1월 6일(1제대)과 12일(2제대)에 전세기편으로 출국한다. 평화 수호를 위해 이국땅으로 향하는 이들의 행보는 국군의 사명을 보여주는 새해 첫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대를 이은 헌신, 참전용사 후손…이색 사연
이번 32진에는 투철한 군인정신과 사명감으로 무장한, 특별한 사연을 가진 장병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정비반장 박은수 상사는 베트남전쟁 참전용사인 부친에 이어 파병길에 오른다. 부친은 아들의 파병을 계기로 전장에서 소중히 간직해 온 『베트남전 사진집』을 육군에 기증할 결심도 했다. 단순히 유물을 기증하는 것을 넘어, 과거에 흘린 피와 땀의 기록을 군의 역사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다.
박 상사는 “아버지가 걸으셨던 파병 장병의 길을 2대째 걷게 되어 더 뜻깊다”며 “자신과 가족의 희생보다 국가의 부름을 우선시했던 아버지의 삶을 따르는 것이 이 시대 군인이 걸어야 할 진정한 헌신의 길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수송장교 정재준 소령은 친·외조부가 6·25전쟁 및 베트남전쟁에 참전했고, 인사과장 김민석 중령(진)은 아버지가 베트남전쟁 참전용사다. 이들은 조부·부친의 헌신적인 군인정신을 레바논 현지에서 실천할 계획이다.
연락장교 안재훈 대위는 3대가 모두 현역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병역 명문가로서 가문의 전통을 이어간다.
동명부대 일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 전역을 연기한 병사들의 애국심도 눈길을 끈다. 32진 병사 11명 중 7명은 임무 완수를 위해 전역 연기를 결정했다. 임태우 상병은 “동명부대의 마크를 달고 파병 길에 오르는 만큼, 전우들과 하나 되어 마지막까지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진정한 동명부대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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