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마음 쉼으로 회복하기

입력 2025. 12. 30   14:17
업데이트 2025. 12. 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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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정 원불교 교무 계룡대근무지원단 군종실
강현정 원불교 교무 계룡대근무지원단 군종실



계룡대 3정문을 통과하면 실내사격장을 지나 작은 언덕 너머에 원불교 계룡대 교당이 있다. 둥그런 대법당에 들어서면 계룡산의 금계포란(金鷄抱卵)을 닮은 천장 구조물이 눈에 띈다. 황금닭이 알을 품듯이 ‘세계평화’ ‘국가안보’ ‘계룡대 무사고 안전’을 위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계룡대에 근무하는 장병과 군무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오늘도 염원한다.

누군가는 위병소와 철책 경계의 현장에서, 또 다른 이는 일선 행정과 보급, 통신·의료현장에서 묵묵히 국방의 한 축을 지키고 있다. 자신을 넘어 국가와 세계를 위해 살아가는 이들에게 지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도록 마음의 쉼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매주 수요일 오후 전투체육시간이 되면 계룡대 다목적체육센터에서 ‘3정문 요가원 원장님‘이 돼 명상요가를 진행한다.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흔적은 몸에 고스란히 기록되기 마련이다.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을 요가 동작으로 풀고, 통증과 자극을 그대로 수용해 본다. 이렇게 함께 명상요가를 하면 뜨거운 열기가 땀이 돼 흐르고 통증은 시원함으로, 딱딱한 몸은 부드러움으로 바뀌며 막혀 있던 몸과 마음의 길이 열린다. 명상요가를 마친 장병들이 “온전한 나를 바라보는 명상요가를 하면서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고 이야기할 때면 국방의 힘은 무기나 훈련만이 아니라 마음이 회복되는 데서도 비롯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지난 10월의 마지막 날 ‘쉬어도 괜찮아, It’s okay to rest’라는 주제로 쉼공작소 힐링캠프를 열었다. 설렘과 기대감을 안고 오는 참여자들의 밝은 미소가 화기로운 시작을 알렸다. 힐링캠프는 명상강의로 시작해 맑은 하늘과 바람, 따뜻한 태양과 함께 천천히 걸으며 발바닥에 집중해 보는 걷기명상, 관찰명상과 요가, 나에게 보감이 되는 말씀을 찾아보며 선한 영향력을 마음에 심어 보는 심상명상으로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다음과 같은 감상을 남겼다.

“달리는 일상에서 정말 필요한 쉼을 통해 짧게는 오늘을, 길게는 인생을 반추해 보게 됐다.”

“사느라고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못했는데, 오늘 너무 감사하게도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오롯이 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국가를 위해 충성스럽게 일하는 군 관계자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회복할 수 있는 쉼(休)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잘 쉬는 사람이 일을 잘할 수 있고 잘 돌아보는 사람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오늘도 기도한다. 이곳에 있는 누군가의 몸과 마음이 충분히 쉬고 회복될 수 있기를. 그 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이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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