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산악이 많은 지형에서 전장의 승패는 ‘누가 더 빨리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험준한 산을 넘어 병력과 물자를 적시에 투입하는 항공수송은 육군 작전의 성공을 보장하는 핵심 열쇠다. 6·25전쟁부터 해외 파병까지 그 효과가 입증된 항공수송은 더 빠른 템포가 요구되는 미래전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항공수송의 중요성을 가슴에 품고 지난 11월 25일 열린 ‘제32회 전군 항공수송 지원 능력 경연대회’에 육군 평가관으로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공군, 육군, 해병대 등 각 군에서 선발된 15개팀 56명의 요원이 모여 항공수송 지원 능력을 점검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평가관으로서 지켜본 대회 현장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우리 군의 합동성을 확인하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공수착륙과 공중투하, 공수인양 등 항공기 수송지원 절차를 다루는 학술평가는 참가자들의 전문성을 가늠하는 잣대였다. 규정과 지침을 정확히 숙지하는 것은 임무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참가자들의 눈빛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주제 발표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각 군이 현장에서 겪는 현실적 문제와 장비 운용의 제한사항을 가감 없이 논의했다. 단순히 어려움을 토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지원할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에서 우리 군 항공수송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평가관인 내게도 큰 배움의 장이었다. 각 군의 현실을 공유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배우며, 앞으로 우리 육군이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그릴 수 있었다.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에서 항공수송은 육군의 기동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육군 스스로 준비된 능력을 갖출 때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육군 항공수송교관으로서 대회 현장에서 확인한 열정과 논의된 발전과제들을 교육과 교리 발전을 통해 생생하게 녹여 내겠다. 우리 육군이 항공수송이라는 날개를 달고 전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일선에서 전문요원 양성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전장의 구세주, 항공수송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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