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한 해를 보내면서 다시 한번 국가의 의미와 안보의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으로 나라를 잃는다는 게 어떤 비극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조국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는 한 해였다.
국내외 안보상황을 바라보면 마음이 무겁다.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국제질서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국내 현실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한반도는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는 가운데 긴장은 높아져 가고 있다. 최근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핵화 노력을 외면한 채 핵 무력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각종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할까?
첫째, 안보상황에 대한 올바른 현실인식이다. 평화와 자유는 의지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국제정치는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공간이며, 국가는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있을 때만 외교의 폭이 넓어진다. 또 안보와 평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며 국력의 잣대다. 안보를 소홀히 하면서 평화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낙관일 뿐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안보상황을 직시하고 올바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국민으로서 확고한 안보관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 안보는 군인이나 정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함께 지켜야 하는 가치다. 현대적 안보 개념은 군사적 위협 중심의 전통적 안보에서 탈냉전 이후 군사력을 포함한 경제, 사회, 환경, 보건, 사이버 등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비군사적 위협요소를 포함한 포괄적 안보개념으로 확장됐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확고한 안보관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은 국가안보의 중요한 핵심 과제다.
셋째, 안보는 장기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 안보는 힘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것이다. 단순히 현재의 위협을 막는 것을 넘어 다음 세대가 더 안전한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안보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상응한 대처가 필요하다. 상대의 선의에만 기대는 안보는 자멸의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과학기술 발전과 국방혁신, 국제사회와의 협력, 평화적 해결을 위한 지속적 노력은 모두 긴 호흡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국가안보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흔들림 없는 평화와 번영을 향한 길을 함께 열어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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