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계약 위에 태도를 더하다

입력 2025. 12. 29   14:23
업데이트 2025. 12. 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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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행정주무관 국군재정관리단
임수경 행정주무관 국군재정관리단



“감사합니다. 국군재정관리단 종합심사낙찰제 심사담당 임수경 주무관입니다.”

아이를 등교시킨 뒤 바쁘게 출근해 업체와의 전화통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재정단의 하루는 전화로 시작하고 전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정단은 국방계약 전문기관으로 각 군과 국직부대에서 필요로 하는 시설공사, 물자,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중에서도 나는 2022년 7월부터 ‘종합심사낙찰제’의 입찰금액 심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종합심사낙찰제’는 최저가 낙찰제도의 품질 저하와 입찰 담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제도 시행 초기인 2016년에는 연간 5건의 대형 공사만 발주되는 데 그쳤으나 2020년 이후 그 수요는 6.5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사양이 초기 도입 당시 수준에 머무르면서 수작업 처리에 따른 오류, 심사 지연, 기준 미비 등의 문제가 뒤따랐고 우리는 크고 작은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리 부서는 조달청 등 종합심사낙찰제 전문기관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업무절차를 꼼꼼히 확인했고, 각 기관의 심사기준을 분석·비교하며 우리 재정단만의 기준을 정립했다. 1년간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 끝에 새로운 기준과 개선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올해부터 이를 전면 적용하게 됐다.

그 결과 간접공사비 산정기준 도입으로 비목 간 불균형 입찰 문제를 해결했다. 또 군 특수 비목 및 기타 공사가 포함된 복합업종 공사 심사기준 마련, 하도급 적정금액 확보 등으로 각 군과 국직부대에서 요구하는 중요 대형 시설사업을 보다 안전하고 품질 높으면서도 적기에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올해 우리는 한국형 전투기 패키지 사업, 한·미 공동 건설사업 등 그 어떤 조달 전문기관도 경험하지 못한 ‘5만 공정 이상’ 규모의 역대급 대형 공사와 60여 건 이상의 간이 종심제 심사업무를 성공적으로 지원할 준비를 마쳤다.

이 과정을 거치며 한 가지 확신을 얻었다. 기술을 개선한다는 것은 시스템을 고치는 일이지만, 그 근간엔 늘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태도’가 곧 변화의 출발점이며, 조직의 신뢰는 그로부터 자란다. 앞으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을 넘어 가치를 짓는 군무원으로서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나의 작은 노력이 소중한 우리 아이의 하루를 지키고 국방의 변화와 희망을 싹틔우는 귀중한 씨앗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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