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는 누구나 한 번쯤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연말만큼은 서로 노고를 격려하고, 마음의 온기를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 이어진다.
입대 이후 반복되는 일과 속에서 ‘보람’과 ‘성장’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청년DREAM 국군드림 공모전’을 접하게 됐다. 안내문에 적힌 ‘장병 스스로 만드는 변화’라는 문구가 마음을 울렸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군 생활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의지로 드림배틀 분야 참가를 결심했다.
영상의 핵심은 ‘우리의 변화 경험’이었다. 그동안 부대에서 장병 스스로 만들어 온 활동을 하나하나 모았다. 체력·근력·목표의식을 되찾아 준 ‘헬스 동아리’, 군 생활 중 긴장을 풀어 주는 ‘보드게임 동아리’, 훈련 중 쌓인 피로를 웃음과 열기로 바꿔 준 ‘풋살 동아리’, 모두의 시간이 가치 있게 쓰이도록 돕는 ‘자격증 스터디 동아리’ 등. 이런 동아리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서로 다른 장병들의 재능과 성향이 섞이며 새로운 공동체 에너지를 만들어 냈다.
활동 자체는 소소했지만, 우리는 이 에너지를 영상에 최대한 녹여 내고자 했다. 각자 좋아하는 취미를 찾고 서로를 응원하며 군 생활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과정을 영상에 담는 데 집중했다. 영상 곳곳에는 억지 연출이 아닌 장병들이 진심으로 몰입하는 순간의 살아 있는 표정이 담겼다. 우리 목표는 단순히 출품이 아니라 ‘군 생활은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청년DREAM 국군드림 드림배틀 분야에서 ‘IBK 배틀상’ 수상이란 성과를 거뒀다.
수상 후 상금 사용처를 고민하던 중 영상에서 표현했던 ‘모든 장병의 군 생활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행동으로 이어 가고 싶었다.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하나 된 의견으로 팀원들의 마음이 한곳으로 모였다. 바로 부대 교회인 선공교회다. 선공교회는 장병들이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자 많은 장병이 정서적 안정과 위로를 얻는 곳이다. 그래서 상금 전액을 선공교회에 기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번 기부로 군 복무가 단지 시간을 보내는 기간이 아니라 가치를 생산하는 시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또한 상금을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홍지찬 상사, 우유성·강현우 병장, 이승현·박종민·박준서·박참별·손우혁·조민석·오상헌·오상훈 상병, 박이룸·이규민 일병 모두가 한 팀으로서 느꼈던 작은 행복과 성장이 다시 공동체에 순환돼 또 다른 선행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이번 사례가 1101공병단 내부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에서도 ‘장병도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하는 주체적 존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작은 선행이라도 함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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