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은 합동성의 필요성을 일깨운 대표적인 전쟁이었다. 유럽 전선의 오버로드 작전(Over-Road Operation)은 육·해·공군이 긴밀히 협조하지 않고선 상륙작전의 성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그러나 전후 미군은 합동성의 중요성을 제도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했고, 각 군의 갈등과 지휘체계 분리라는 비효율을 드러냈다. 미군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자 1986년 ‘골드워터-니콜스법’을 제정했다. 이는 현재 미군의 합동성 제도와 현존 세계 최강의 군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1991년 발발한 걸프전은 합동성이 실전에서 발휘된 대표적 사례다. 당시 미 합참의장 콜린 파월 장군과 중부사령관 노먼 슈워츠코프는 각 군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압도적 힘(Overwhelming Force)과 전력을 투사했다. 시·공간적 우위를 점한 합동작전은 승수효과를 창출했고 첨단 무기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결정적 성과를 끌어냈다. 합동성이야말로 현대전의 승리조건임을 입증한 것이다.
우리 군이 합동성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다. 둘째,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전장을 통합적으로 지휘·통제해야 승리할 수 있어서다. 셋째, 동맹과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합동성은 곧 상호운용성의 기반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호국훈련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합동참모본부와 작전부대 모두 합동작전 이론과 사례를 통해 훈련을 준비하고 실전적 사고를 공유하며 미래전에 대비하는 훈련이었기 때문이다.
국군의 시각을 넘어 연합·합동전장의 시각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등 훈련을 기획하는 과정은 우리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변화하는 전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자 각 군의 새로운 작전 수행방식, 기술력을 응집해 현장에서 행동·검토하는 등 우리 군은 변화하는 적의 위협으로부터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각자 위치에서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도 분명하다. 합동성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 실전적 합동훈련 확대, 사이버·우주 영역을 포함한 교리 발전, 각 군 간 이해와 소통창구를 적극 활용하는 노력이다. 또한 ‘합동성은 곧 생존’이란 인식을 모든 지휘관과 장병이 공유해야 한다.
다변화하는 안보정세 속에서 합동성은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 군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연합·합동작전을 연구하는 각 기관과 실전적 훈련을 하는 장교 및 부사관 모두가 이러한 사명을 가슴에 새기고 합동성을 기반으로 한 군사강군 건설의 주역으로 나아가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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