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외교·방산 수출 ‘해양 영토 확장’ 물길 넓히다

입력 2025. 12. 26   17:27
업데이트 2025. 12. 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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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본부 국제협력과, 빛나는 성과

1년간 국외 출장 거리만 40만㎞
역대 최대 규모 MADEX 뒷받침하고
10개국과 해군대해군회의 진행하며
실질 협력·교류의 장 조성에 ‘구슬땀’
꼼꼼한 사전 준비·탄탄한 관계 구축
세계로 뻗어나가는 해군의 숨은 주역

바다는 여러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곳이다. 특히 급변하는 안보환경에서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 나타나기도 한다. 해군의 국제협력은 이런 배경에서 각국과의 공조 체계를 마련하고 갈등을 관리하며, 신뢰를 축적해 국가 안보의 선택지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그 최전선에 해군본부 국제협력과가 있다. 대한민국 해군의 외교를 실무로 구현하는 해군본부 국제협력과의 올해 활동을 소개한다. 조수연 기자/사진=해군 제공

 

해군본부 국제협력과 6명의 소수 정예 군사외교관들이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있다. 이들은 회담 준비, 외국군 교류, 방산 수출 협력 등 우리 해군의 국제외교 전략을 설계하고 조율한다.
해군본부 국제협력과 6명의 소수 정예 군사외교관들이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있다. 이들은 회담 준비, 외국군 교류, 방산 수출 협력 등 우리 해군의 국제외교 전략을 설계하고 조율한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우리 해양무기체계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방산 4대 강국 달성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에 큰 힘을 보탰다. MADEX의 성공적인 개최 뒤에는 해군 군사외교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해군본부 국제협력과의 땀방울이 있었다.

국제협력과는 행사 6개월 전부터 완벽한 준비를 위해 힘을 쏟았다. 각국 대표단 초청, 고위급 일정 조율, 양자·다자 회담 구성까지 세부 일정을 촘촘히 설계했다. 행사에는 30개국 100여 명의 외국 대표단이 참석했고, 이 중 9개국은 해군참모총장·사령관급 지휘관을 파견했다. 국제해양력심포지엄에서는 방산을 넘어 해양안보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또한, 올해 국제협력과는 10개국과 양자 협의체인 ‘해군대해군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이탈리아, 방글라데시와는 올해 신규 정례협의체를 개설했다. 회의에서는 협력방안 논의뿐만 아니라 안보견학, 문화탐방, 방산업체 방문 등을 연계해 한국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실질적 교류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K해양방산 수출 지원 △양자·다자 안보협의체 운영 △고위급 군사외교 활동 전개 △국내외 방산 전시회 대응까지 국제협력과의 업무 범위는 넓다. 국제협력과를 구성하는 인원은 6명이지만, 이들이 상대하는 국가는 수십 개에 이른다.

 

 

지난 2월 한·이탈리아 해군회의 개설 실무회의차 이탈리아 타란토 해군기지를 방문한 구성원들.
지난 2월 한·이탈리아 해군회의 개설 실무회의차 이탈리아 타란토 해군기지를 방문한 구성원들.

 


지난 1년간 이들이 이동한 국외 출장 거리를 모두 합하면 약 40만㎞에 달한다. 국제협력과의 업무는 대부분 ‘조정’에서 시작한다. 회담 하나를 열기 위해 상대국의 외교·국방 정책, 군 조직 구조, 최근 안보 이슈, 해군 간 교류 이력까지 모두 검토한다. 회담 자료에는 단순 정보뿐 아니라, 어떤 메시지를 어떤 수위로 전달할지에 대한 판단이 담긴다. 고위급 군사외교일수록 이 사전 작업의 비중은 더 커진다. 

K해양방산 수출 지원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무기체계의 성능 설명만으로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 국제협력과는 상대국 해군 지휘부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교육·정비·운용 협력까지 포함한 장기 협력 구조를 설계한다. 방산 전시회 현장에서도 이들은 전면에 나서기보다, 회담 흐름과 접촉 순서를 관리하며 실질적인 대화가 이어지도록 조율한다.

국제협력과는 해외 방산 전시회에서도 해군 대표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DSEI, 아랍에미리트(UAE) NAVDEX, 말레이시아 LIMA, 호주 IP 등 주요 행사에서 외국 해군 지휘부와 교류하며 협력 가능성을 점검한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 파트너십에 초점을 둔 접근이다.

다자 안보협의체 운영 역시 국제협력과의 핵심 업무다.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WPNS)과 인도양 해군 심포지엄(IONS) 등에서 우리 해군의 입장을 정리하고, 회원국 간 협력을 조율한다. WPNS에선 실무회의와 본회의 준비를 주도했으며, IONS에서는 우리 해군의 참관국 가입을 이끌어냈다. 회의장에서 오가는 발언 하나, 문장 하나가 국가 입장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준비 과정은 철저할 수밖에 없다.

국제협력과의 업무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들이 준비한 자료와 조율한 일정, 쌓아온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대한민국 해군’의 선택지를 넓힌다. 여섯 명이 있는 이 사무실에서, 해군의 외교는 오늘도 조용히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제14회 한·인니 해군대해군회의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제14회 한·인니 해군대해군회의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장철 대령(국제협력과장) 
“군사외교 활동과 K방산 수출 지원을 위해 쉼 없이 뛰어왔다. 군사외교도, 방산수출도 결국 ‘사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더욱 실감한 시간이었다. 외국군과의 직접적인 스킨십과 신뢰 기반 교류는 협력의 저변을 넓히는 핵심 동력이다. 한국이 이제 국제사회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가 된 만큼, 더 큰 책임감으로 해군 군사외교를 수행하겠다.” 

김근향 중령(군사협력담당)
“국제협력과에서 근무하면서, 신뢰와 상호호혜가 국제관계의 핵심임을 다시 느꼈다. K팝, K드라마만이 아니라 K방산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순간을 함께 경험하고 싶다면 국제협력과로 오면 된다. 그만큼 보람이 큰 자리다.” 

김현석 소령(아시아태평양/유럽국가담당)
“여러 국가 해군과 교류하며 문화·사람·관점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고, 현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 올해 인도네시아·이탈리아·호주·파키스탄·일본 등 다양한 국가를 오가며 한국 해군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음을 실감했다. 내년에는 아직 협력 기반이 약한 아태·유럽 지역과의 관계를 적극 개척하고 싶다.” 

이은희 소령(주변국담당) 

“다자협의체를 담당하며 매일이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국가와 해군을 대표하는 외교 현장임을 체감하고 있다. 다양한 해양전략과 안보 시각을 확인했고, WPNS 활동을 통해 한국 해군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전달했다. 군복을 입은 ‘군사외교관’의 사명으로 현장을 다니고 있다. 그 자부심이 앞으로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나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김선경 소령(진)(정책지원담당)
“지난 1년 우리가 해낸 군사외교 성과는 결코 적지 않았다. 2026년 일정표가 이미 빡빡해 부담도 있지만, 올해처럼 분명하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도 군사외교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궁극적으로는 국제협력과장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남근영 준위(통역/교류협력담당)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회의와 행사 현장에서 우리 해군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집중해왔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구축된 외국군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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