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예비군 제도의 중심에 있는 동원전력사령부 상비예비군과는 매년 육군 전체의 장기 상비예비군 선발심의를 주관하고 있다. 필자는 선발을 담당하는 상비예비군편성담당으로서 최근 2026년 육군 장기 상비예비군 정기선발 심의 과정에서 매우 뜻깊은 현상을 목격했다. 바로 퇴역 후 예비역으로 전환한 여군들의 상비예비군 지원이었다.
올해부터 ‘퇴역 간부의 예비역 지원 제도’가 시행되면서 퇴역 예정이거나 이미 퇴역한 간부가 예비역 편입을 희망하는 경우 지원을 허용하도록 군인사법이 개정됐다. 이 제도를 통해 퇴역 후 예비역으로 전환한 여군 6명이 상비예비군에 지원, 그중 4명이 합격했다. 이는 단순히 4명의 인력이 확보됐다는 것을 넘어 여군의 강인한 애국심과 국가를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4명의 퇴역 여군은 이미 청춘을 바쳐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했으며, 전역 후에도 국방의 의무를 또 다른 형태로 이어가겠다는 숭고한 결단을 내렸다. 군복을 벗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상비예비군에 지원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가치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첫째, 전역은 군인 신분의 종료일 뿐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변함없는 애국심이다. 둘째, 현역 시절 쌓아 올린 지휘 및 실무 역량을 평시 훈련을 통해 유지하고, 위기 시 즉각적으로 핵심 전력으로 복귀해 조국을 수호하겠다는 투철한 책임감이 담겨 있는 숙련된 전문성이다.
셋째, 국방의무 이행의 모범사례를 제시하며 미래 여성 군인 및 예비역에게 국가총력전 차원의 대비태세 확립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상비예비군은 병력을 보충하는 차원을 넘어 숙련된 인력이 평시부터 실전적 훈련을 통해 전시 초기 전투력의 핵심이 되는 중요한 제도다. 퇴역 후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기꺼이 상비예비군 임무를 자청했다는 것은 ‘군인정신’이 그들의 DNA에 깊이 각인돼 있음을 의미한다.
퇴역 여군의 예비역 지원, 그리고 상비예비군 합격은 대한민국 국방력 강화에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다. 또한 여성 간부 특유의 섬세함과 리더십이 결합돼 동원부대의 전투력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예비전력 정예화의 중요성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그들의 자발적인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상비예비군으로서 최고의 훈련 환경과 합당한 예우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국가안보를 위한 퇴역 여군들의 용기 있는 선택을 지지하며, 상비예비군으로서 빛나는 활약을 펼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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