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량난은 옛말, 짜장면 풍년?
북한의 식량난은 우리가 그동안 우려해온 것보다는 생각보다 숨통이 트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분명해진 북·중·러 연대가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식량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2023년 4월과 5월, 러시아는 쿠즈바스 지역에서 생산된 밀가루를 각각 1280톤, 1276톤씩 북한에 제공했습니다. 2024년에도 러시아는 2000톤 이상의 밀가루와 옥수수를 추가로 지원했고, 2025년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밀가루 지원 문제가 공식적으로 언급됐습니다.
이쯤 되면 북한은 말 그대로 ‘밀가루 풍년’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평양을 중심으로 짜장면, 국수 같은 밀가루 음식이 인기를 끄는 현상도 관찰됩니다.
하지만 북·러 협력의 의미는 식량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변화 조짐이 뚜렷합니다. 지난 10월, 세르게이 치빌료프 러시아 에너지 장관과 북한의 김유일 전력공업상이 만나 에너지 협력 강화를 공식 논의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열병합발전소와 화력발전소 현대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북한의 주요 전력 발전소 대부분은 과거 소련 시기 지원으로 건설된 시설입니다. 평양화력발전소, 북창화력발전소가 대표적입니다. 북한 전력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은 그동안 노후화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했지만, 러시아의 현대화 지원이 현실화된다면 전력 사정이 일정 부분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지원은 유엔 대북제재 대상입니다. 하지만 대북제재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습니다. 2024년 러시아는 북한에 약 100만 배럴의 정제유를 공급했고, 2025년에는 이미 120만 배럴 이상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유엔 안보리가 정한 연간 상한선 50만 배럴의 2배를 훌쩍 넘는 규모입니다.
수력발전 역시 주목할 부분입니다. 북한과 중국의 합작 형태로 운영되는 수력발전소들은 설비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최근 중국이 주요 부품 조달에 나섰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전력 구조는 수력 약 59%, 화력 약 41%로 구성돼 있는데, 이 두 축을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떠받치는 구조가 점차 고착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더해 주목해야 할 변수는 희토류입니다. 북한은 평안북도 일대에 약 2억1600만 톤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식 계산으로는 한화 약 6경8000조 원 규모입니다. 이미 북한은 2013년부터 중국에 희토류를 수출해왔고, 최근에는 러시아와 공동 지질조사까지 진행하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파병을 계기로 강화된 북·러 군사 협력이 이제 식량, 에너지, 전략광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셈입니다. 원자력,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북·중·러 연대가 강화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북한의 경제난 해소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 이제는 북·중·러 동맹의 실질적 작동 여부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페이스:北(북) 118회는 29일 오후 8시에 방송됩니다. KFN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박새암 KFN ‘페이스:北’ MC·강남대학교 특임교수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