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병학교 교단에 서다

입력 2025. 12. 24   16:32
업데이트 2025. 12. 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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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군 상무대에 위치한 육군공병학교에는 고군반, 중급반 등 수많은 교육생이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곳에서 교관 임무를 수행 중으로, 매일 그들을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인 1995년 육군공병학교에는 정예 전투 공병인을 육성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교육생을 가르쳤던 교관이 있었다. 그는 공병장교로 35년간 복무를 마치고 대령으로 예편한 나의 아버지 윤성필 예비역 대령이시다.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병장교의 길을 걷고 있다.

육군대학을 수료하고 공병학교 교관이 된 뒤 학교에서 미래 공병인을 육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도 있었지만, 30년 전 아버지가 섰던 같은 교단에 발을 딛고 있으니 다양한 감정을 들었다. 열정적인 눈빛으로 학구열을 불태우는 교육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 주고 싶은 마음과 기특함, 애틋함 등 제자를 바라볼 때의 감정을 ‘아버지도 느끼셨겠구나’ 하는 생각에 그때의 아버지와 지금의 내가 오버랩되기도 했다.

아버지는 가끔 공병학교에서 교관으로 재직하던 때를 회상하시곤 한다. 제자들과 수업하며 열정적으로 토론하던 모습, 야외에서 체육활동 후 같이 짜장면을 먹으며 즐거웠던 한때 등을 떠올리시곤 했다. 특히 전술학처 공병운용(공병전술) 교관으로 3년 연속 우수교관 표창을 받았던 사실을 말씀하실 때면 아버지가 얼마나 자부심을 갖고 계신지 느낄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이런 말씀을 들어왔던 터라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병장교로 복무하면서 “언젠가 교관이 돼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교관이 된 지금의 주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아버지와 같이 훌륭한 교관이 될 수 있을까?”이다. 아버지께서 지금도 강조하시는 단 하나는 교육생과의 ‘소통’이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서로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며 호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교관 자격심사를 준비하면서 연구했던 교관 역량 개발 지침서에서 제시하는 교관의 역할은 교과과정의 군사지식을 설명하고 가르치는 학습관리자, 촉진자, 전문가 역할에만 한정돼선 안 된다고 설명한다. 학습자의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주체로서 생활지도자, 안전관리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군사지식을 설명하고 가르치는 데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바로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소통하는 교관’이라고 여긴다.

불확실한 전장상황 속에서 ‘창의적·주도적 문제 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선도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교단에 오른다. 30년 전 최고의 교관인 아버지가 하셨던 것처럼….

윤보훈 소령 육군공병학교
윤보훈 소령 육군공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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