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저물고 2026년 새해가 밝아 온다. 지난 1년 어지러운 대내외적 상황에서도 한 치 빈틈없이 국가를 수호해 준 우리 군에 다시 한번 깊은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2026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 국방의 시계는 인공지능(AI) 시대를 향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AI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AI 도입은 군의 존립을 결정지을 ‘생존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국방 정보화가 수동적인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이었다면 AI 대전환(AX)은 군의 의사결정체계와 전투 수행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미군은 팔란티어의 ‘고담’을 중심에 두고 전쟁 수행체계를 AI 기반으로 전환 중이다. 여기에 스페이스X, 스타링크, 안두릴, 서로닉 등 많은 하이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이 참여하며 AX 생태계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중국도 전투용 드론, 로봇 전투견 등 피지컬 AI에 기반한 전투수행체계를 실전 배치한 만큼 우리 군도 빠른 AX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난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인공지능 추진점검회의’에서 강조됐듯이 지금이 국방 AX의 골든타임이다.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데, 군의 획득체계와 조직문화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전장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 AI는 이제 부수적인 ‘옵션’이 아니라 부족한 병력을 메우고 승리를 보장하는 ‘필수 전력’ 그 자체다.
최근의 국제적 교전사례는 AI 기술이 전장 판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극명하게 보여 준다. 과거 인간 참모들이 수시간 동안 분석해야 했던 정보를 AI는 실시간으로 처리해 지휘관에게 최적의 방안을 제시한다.
우리 군 역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AX를 위해선 하드웨어(드론, 로봇) 보급보다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적 역량, 즉 ‘지능’ 확보에 있다. 우리 군은 독자적인 국방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된 ‘한국형 전술 AI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의 초거대 AI 기술을 군에 적극 이식하는 유연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국방 AX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데이터의 양질화’다. AI 성능은 데이터 품질에 비례한다. 군이 보유한 방대한 양의 작전 및 훈련 데이터를 AI가 학습하기 좋은 형태로 정제하고 통합 관리하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이는 국방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일이며, 외부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주국방의 핵심이다.
둘째, 군 조직의 ‘디지털 마인드셋’ 변화다.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위협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다. 장병들이 AI를 신뢰하고 현장에서 능숙하게 활용하도록 교육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AI 전문가들이 군 내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한 인사제도와 연구환경 조성도 병행돼야 한다.
2026년은 본격적인 AI 시대 시작을 알리고 있다. AI는 이제 먼 미래의 공상과학이 아니라 오늘 당장 우리 초병의 눈을 대신하고 지휘관의 판단을 돕는 현실의 도구다. 국방 AX는 단기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다. 군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전환이다. 국방 AX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범국가적 지원과 군 내부의 혁신적 결단이 필요한 때다. 기술은 준비됐다. 이제는 실행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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