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S CUP’을 통해 바라본 전투지휘훈련의 미래

입력 2025. 12. 18   15:15
업데이트 2025. 12. 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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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희 소령 육군전투지휘훈련단 대항군운용처
윤동희 소령 육군전투지휘훈련단 대항군운용처



지난달 11일부터 이틀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육군본부 주관으로 ‘국제 육군 M&S 학술 콘퍼런스 및 전시회(IAMSEC)’가 열렸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곳은 ‘육군 전투지휘 시뮬레이션 경연대회(BCS CUP)’ 현장이었다. ‘BCS CUP’은 야전부대, 교육기관 등 각 부대에서 총 32개팀이 출전해 약 한 달간 치열한 예선전을 거쳐 22보병사단 등 4개팀이 준결승에 올라와 결승까지 뜨거운 경기를 치렀다. 

경기는 공격과 방어를 각 한 번씩 한다. 선수들은 기능별 역할을 맡아 게임모델(창조21 등)을 조작하지 않고 실시간 ‘상황 판단-결심-대응’ 과정을 거쳐 게임기를 조작하는 모의병에게 전술적 지시를 내린다. 이어 통제선 확보, 지휘소 파괴 등을 수행해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면 승리하게 된다. 이번 ‘BCS CUP’은 이변의 연속이라고 할 만큼 전 경기가 실제 전장과 같이 긴장감 넘치게 진행돼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은 한남대 학생군사교육단 후보생 팀이었다. 전술교육을 일부 받은 후보생들은 예선 초반부터 예상을 뒤엎고 야전부대, 교육기관에서 출전한 쟁쟁한 상대를 이기고 8강까지 진출했다.

결승전에서도 이변이 생겼다. 결승전은 전투지휘훈련단 대항군운용처와 22사단이 겨뤘다. 대부분 대항군운용처가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근소한 차로 22사단이 최종 우승했다. 이 결과를 보고 ‘전술에는 답이 없다’는 것과 전투지휘훈련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우리 군의 문제 중 하나는 실전 경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전술훈련 등으로 극복해야 하나 훈련장 부족, 안전, 민원 등으로 훈련에 제한이 많고 동일한 조건(훈련장소, 기상 등)으로 훈련해 다양한 전술상황을 경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제한사항을 극복하고 전술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게 전투지휘훈련인 듯하다.

전투지휘훈련은 전투원이 직접 전개하는 훈련이 아니므로 세부적으로 전장 실상을 구현하지 못한다. 훈련 때 지휘관·참모가 각 기능을 통합, 전술적 판단을 내려 간접적으로 전장의 불확실성을 경험하며 전투지휘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산출된 전투(모의) 결과로 과오를 분석, 교훈을 얻고 작전계획 보완 및 전투 발전 등으로 이어진다.

현재는 군단·사단급 제대를 대상으로 훈련한다. 주기가 길지만 미래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 등이 반영돼 훈련 준비기간이 단축되고 모의요원 없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DB)로 즉각 훈련이 가능한 체계로 발전하면 ‘BCS CUP’처럼 적은 인원으로도 쉽게 훈련해 전 제대가 전투 수행력을 배양하는 훈련체계로 발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투지휘훈련단에선 국방과학연구소 인공지능원장 등을 부대로 초청해 실전적인 현장 토의를 하는 등 변화를 모색 중이다. 앞으로 전투지휘훈련은 육·해·공을 통합해 군 전투력 육성의 중심 역할로 발전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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