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가져다준 성장

입력 2025. 12. 17   16:05
업데이트 2025. 12. 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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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승민 이병 육군훈련소 28교육연대
마승민 이병 육군훈련소 28교육연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훈련소 생활은 이 문장의 증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훈련소에서의 1~2주 차는 제식을 배우고 군복과 총기에 친숙해지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3주 차부터 본격적인 야외훈련에 돌입하며 사격과 화생방 훈련이 진행됐다. 총기 분해·조립은 사회에서 자주 했던 가전기기 분해·조립과도 비슷해 재밌게 느껴졌다. 그러나 총기 격발을 앞두고 긴장이 몰려왔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1차에서 불합격하고 말았다. 그러나 동기들의 응원과 조교님의 격려·지도에 절치부심해 엎드려쏴 자세를 다시 연습해 다행히 2차에서 합격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실패에도 상심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화생방 훈련도 했다. 눈물·콧물 쏙 빼는 미디어에서 본 장면이 떠올라 지레 겁이 나기도 했지만, 그보다 군장 친숙화 과정이라는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처음으로 군장을 메고 교장으로 이동했다. 군장 무게는 상상을 초월했고 걸음걸음이 한계를 시험하는 듯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계속 걷다 보니 어느새 생활관에서 군장을 정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수류탄과 각개전투, 행군 등 남아 있는 교육훈련에 돌입했다. 수류탄 투척훈련은 테니스공과 연습용 수류탄으로 수없이 반복 연습한 뒤에야 세열수류탄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서늘하고 묵직한 수류탄에 긴장이 몰려왔지만 거듭된 연습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줬다.

각개전투는 포복, 숙영, 장애물 돌파, 포박·경계로 이뤄진 훈련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이때 분대장을 맡을 기회가 주어졌다. 큰 목소리로 대원들을 지휘하며 자신감을 기를 수 있었다.

남은 건 행군,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나름 군장에 익숙해졌다고 자신하며 첫발을 떼었지만 포기란 단어가 자꾸만 맴돌았다. 그만하자는 마음과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새 행군은 끝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중요한 건 또 한 번 버텨 냈다는 점이다. 신병 교육훈련을 마치며 포기하지 않는 자세와 자신감, 전우애 등을 배우며 성장했다. 수료를 앞둔 지금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나는 대한민국 육군으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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