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병역명문가

입력 2025. 12. 16   15:41
업데이트 2025. 12. 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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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현 군무주무관 육군1군수지원사령부
조정현 군무주무관 육군1군수지원사령부


할아버지는 6·25전쟁 참전용사 
아버지는 예비군 발전 기여 장관 표창
나 역시 장교 복무 마치고 군무원으로
3대 걸친 헌신 병역명문가로


병역명문가란 3대가 모두 성실히 병역을 이행한 가문에 주어지는 국가적 예우다. 우리 가문은 1대 할아버지부터 그 아들인 아버지 세대, 손자 세대인 나에 이르기까지 3대가 모두 조국의 부름에 응답해 왔다. 이에 지난 6월 ‘병역명문가’로 선정돼 기념패를 받았다. 이 영예로운 포상은 단순히 한 가문의 자부심을 넘어 나라를 위해 헌신해 온 가문의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1대인 할아버지께선 육군하사로 임관해 6·25전쟁에 참전한 참전용사다. 할아버지는 1952년 3월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과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자원 입대하셨다. 포병으로 근무하신 할아버지는 강원 철원군을 포함한 지역에서 미군과 함께 백마고지전투에 참전하셨다. 살아생전 들려주신 전쟁 이야기는 참혹한 현실이었지만, 국가와 가족을 지키고자 나섰다는 말씀을 해 주실 때의 결연한 표정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2대인 아버지께서는 어렸을 때부터 책임감 있는 자세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할아버지를 존경해 왔고, 장교로 임관해 조국을 위한 길을 선택하셨다. 아버지는 육군대위로 전역하셨지만 그 이후에도 지역 기동대에서 향토예비군으로 임무를 수행, 예비군 발전에 기여해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으셨다. 또한 이러한 임무 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예비역 소령으로 진급하셨다.

3대인 나는 어릴 적부터 그런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군인의 꿈을 키워 왔다. 가족의 발자취를 이어 조국을 지키는 게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며, 장교로 임관해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복무기간 맡은 임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 선배 세대가 보여 준 충성과 헌신을 실천하려 노력했다. 그 결과 군 생활 동안 단결심과 책임감을 배우고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 인생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후 국가와 국민, 가족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군무원을 선택해 육군에서 근무 중이다.

우리 집안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뿐만 아니라 큰아버지와 삼촌, 남동생 역시 모두 군 복무를 현역으로 마쳐 병역명문가로 인정받았다. 병역명문가로서의 영예는 가족의 자랑일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을 향한 존경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가문은 조국 수호의 정신을 이어 가며, 각자 자리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선조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오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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