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강한 ‘청새치’처럼…기동력·전투력 다 갖췄다

입력 2025. 12. 11   17:15
업데이트 2025. 12. 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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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첫 고속전투주정 선도함 진수식

12.7㎜·7.62㎜ 기관총 ‘강력한 무장’ 

국산화된 워터제트 추진 방식 적용
전·측면에 방탄판 적용 생존성 높여
시험평가 기간 거쳐 내년 12월 인도

11일 부산 사하구 ㈜강남의 부두에서 열린 해병대 고속전투주정(HCB-001) 선도함 진수식 단상에 강한 햇빛이 떨어졌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만큼 새출발이라는 기대감으로 행사장은 들썩였다. 해병대 고속전투주정 선도함 ‘청새치’ 진수식 현장에 다녀왔다. 글=조수연/사진=이윤청 기자

 

11일 열린 해병대 고속전투주정 진수식에서 주일석(앞줄 맨 오른쪽) 해병대사령관의 부인 박현선(앞줄 오른쪽 둘째) 여사가 진수줄을 절단하고 있다.
11일 열린 해병대 고속전투주정 진수식에서 주일석(앞줄 맨 오른쪽) 해병대사령관의 부인 박현선(앞줄 오른쪽 둘째) 여사가 진수줄을 절단하고 있다.

 


해병대 자체 해상기동전력 ‘기대감’

진수식이 시작되자 웅장한 군악대 연주와 함께 해병대 최초의 고속전투주정 선도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속전투주정은 해병대의 소요 제기 이후 2017년 12월 중기소요로 전환된 뒤, 2020년 12월부터 ㈜강남이 기본설계를 수행해 2023년 4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7월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5월 착공식과 8월 기공식을 거쳤다.

이날 진수식 참가자들은 짧은 감탄과 함께 함정을 바라봤다. 해병대가 오랜 숙원 끝에 갖게 된 해상기동전력이라는 기대감이 행사장 분위기에 스며 있었다. 단순히 ‘새로운 체계’를 직접 확인한다는 의미를 넘어, 해병대가 신속하게 해상기동할 수 있는 바다 위 날개를 달게 됐다는 실감이 섞여 있었다.

고속전투주정은 멀리서 보면 크기가 압도적이진 않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자 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날렵하게 깎인 선수, 군살 없는 선체, 단단한 외형이 ‘속도와 전투력으로 승부하는 전투정’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고속전투주정의 규모가 부담스럽게 크지 않다는 점도 오히려 기동성과 임무적합성을 강조하는 요소로 읽힌다. 단단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외형은 필요한 순간 빠르게 기동해 임무를 수행하는 실전 장비의 이미지에 가깝다.

아직 해상을 달리기 전인데도 고속전투주정은 곧 물살을 가르며 임무 수행할 준비가 끝난 듯한 모습이었다. 해병대 고무보트(IBS)도 언제든 은밀하게 진수할 수 있도록 고속전투주정 함미에 탑재돼 있었다.

 

 



빠르게 치고 나가 공격하는 ‘청새치’ 

해병대 고속전투주정은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운용하는 구형 고속단정(RIB)보다 더 빠른 기동성과 향상된 방호력, 그리고 강력한 무장을 탑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장 18m급 규모로 12.7㎜와 7.62㎜ 기관총,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을 탑재하고 있다.

추진체계는 국산화된 워터제트 추진 방식을 적용해 최고속력 80㎞/h, 순항속력 65㎞/h로 저수심 해역에서도 뛰어난 기동성을 유지한다. 여객선으로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이동하려면 4~5시간가량 걸리지만, 고속전투주정으로는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서북도서에 병력을 신속하게 보낼 수 있는 것.

또한, 승조원과 탑승무장병력의 생존성 확보를 위해 전·측면 등 주요 구역에 방탄판이 적용됐다. 승조원 4명, 무장병력 2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이날 진수된 해병대 고속전투주정엔 강한 무장·방호력이 청새치의 특성과 닮아 ‘청새치’라는 통상명칭이 붙었다. 이름은 공모전을 통해 600대 1의 경쟁력을 뚫고 선정됐다.

청새치는 빠르고 강한 힘과 공격성을 지닌 대형 어종이다. 먹잇감을 포착하면 빠른 속도로 이동해 창처럼 생긴 위턱으로 먹잇감을 찌르거나 휘둘러 공격해 사냥한다. 그 모습이 작전지역으로 신속히 치고나가 전투에 임하는 고속전투주정의 임무와 역할에 부합한다는 것이 해병대의 설명이다.

청새치의 영문명 ‘Marlin’이 해병대를 의미하는 마린(Marine)과 유사한 철자·발음을 가졌다는 점도 명명의 이유가 됐다.

고속전투주정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내년 12월 해병대에 인도되며, 전력화 과정 이후 작전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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