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서 산화한 고 서갑출 일병 가족 품에

입력 2025. 12. 11   16:56
업데이트 2025. 12. 11   16:56
0 댓글

스물한 살에 복중 아이 두고 전쟁터로
유해 발굴 24년 만에 유전자 신원 확인

 

조해학(오른쪽)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직무대리가 11일 고 서갑출 일병의 며느리 이정순 씨에게 호국의 얼함을 전달하고 있다. 부대 제공
조해학(오른쪽)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직무대리가 11일 고 서갑출 일병의 며느리 이정순 씨에게 호국의 얼함을 전달하고 있다. 부대 제공



6·25전쟁 중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스물하나 청춘의 유해가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1년 4월 경북 경주시 안강읍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 신원을 국군7사단 3연대 소속 고(故) 서갑출 일병으로 확인하고, 11일 고인의 유해를 가족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1929년 1월 경북 칠곡군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일본에서 목수 일을 배우다 광복 후 귀국해 대구에서 주택 수리 등으로 생계를 이어 나갔다고 한다. 이후 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8월 아내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뒤로한 채 전장으로 향했다.

고인은 같은 해 8월 9일부터 9월 22일까지 전개된 기계·안강전투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 전사했다. 이 전투는 국군수도사단이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한 방어 전투다. 국군은 이 전투를 통해 기계와 포항지역 북방으로 후퇴하는 북한군을 추격하는 반격 작전으로 형세를 전환할 수 있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고인의 며느리 이정순 씨의 제주 서귀포시 자택에서 열렸다. 고인의 아들 서원직 씨는 교사로 재직한 뒤 퇴직 후 해외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귀국이 어려워 며느리 이씨가 대표로 참석했다. 이씨는 “아버님 유해를 찾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제주 선산에 모신 어머님과 국립묘지에 합장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오랜 기간에 걸쳐 유해에서 추출한 유전자와 유가족 유전자를 지속 비교·분석해온 끝에 고인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인의 유해는 육군50보병사단 장병들이 2001년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과 경주시 안강읍 일대에서 실시한 유해발굴로 수습됐다. 2008년 아들 서씨와 남동생 서정욱 씨가 유전자 시료채취에 참여했으나, 당시 분석 기술의 한계로 가족관계 확인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해령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