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 시대, 인간다움이 중요하다

입력 2025. 12. 10   17:18
업데이트 2025. 12. 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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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를 읽고


이창호 소령 육군7보병사단
이창호 소령 육군7보병사단

 

맹성현 지음 / 헤이북스 펴냄
맹성현 지음 / 헤이북스 펴냄


AI가 인간을 능가할수록 

오히려 인간적 요소가 큰 경쟁력이 된다
인간다움을 지키며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군인이 되고 싶다


“인공지능과 사랑할 수 있을까?” 2014년 개봉한 영화 ‘그녀(Her)’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주인공은 인공지능(AI) 비서 ‘사만다’와 일상을 나누며 사랑의 감정까지 느낀다. 놀랍게도 영화의 배경은 2025년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상상에 가장 가까운 시대를 살고 있다.

맹성현 저자의 『AGI 시대와 인간의 미래』는 이러한 변화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책에서 말하는 AGI(범용인공지능)는 특정 업무를 넘어 인간 수준의 사고와 판단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예전에는 AI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했다면 이제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며 인간의 창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은 기술 발전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을 느낀다.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법률, 세무, 디자인 등 전문 영역에서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AI가 군인도 대체할 수 있을까? 언젠가 AI가 전투를 지휘하고 판단을 내리는 날이 올까? 이 책은 그 물음에 단정적인 답을 내리진 않는다. 다만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AI를 두려워하기보다 인간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저자는 AGI 시대에 필요한 아홉 가지 능력을 제시한다. 문해력, 통합적 통찰력, 창의력, AI 리터러시, 기술 변화 적응력, 지식 정보 판단력, 공감 기반 협업 능력, 경험 체화 능력 그리고 정서적 인간다움이다. 나는 이 중에서도 ‘기술 변화 적응력’이 군인에게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군은 과학기술 기반의 전투력 발전을 추구하고 있지만 정작 많은 이가 AI를 먼 기술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미래 전장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움직인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군인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다.

하지만 기술만 익히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AI가 인간을 능가할수록 오히려 인간다움이 더 큰 경쟁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공감하고 협력하며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일수록 감정, 윤리, 책임감 같은 인간적 요소가 조직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AGI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 책을 통해 나는 ‘AI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기술을 배우는 군인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지키며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군인이 되고 싶다. AI와 공존하는 시대, 결국 우리를 구별 짓는 것은 인간다움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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