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훈련이 내게 준 군무원으로서의 보람과 긍지

입력 2025. 12. 10   16:10
업데이트 2025. 12. 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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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은 군무주무관 육군35보병사단
배지은 군무주무관 육군35보병사단



2021년 군무원으로 임용돼 육군보병35사단 이순신여단의 복지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사실 나는 군무원을 ‘군인의 행정을 돕는 사람’ ‘전투력의 주변에 있는 존재’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군무원으로서 약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지금, 군무원 역시 장병과 함께 현장을 뛰며 전투력 향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최근 참여한 호국훈련은 큰 전환점이 됐다. 훈련 때 각 부대가 맡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얼마나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호국훈련에서 나는 장병 복지 향상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포함해 각종 훈련에서 편의대 임무, 훈련 방송지원, 사진촬영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편의대 임무를 통해 장병들의 훈련여건을 도와주는 한편 훈련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 지원을 수행·조율했다. 훈련의 주요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해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 주민신고 안내, 선무 및 적 투항 방송 등 훈련을 지원하면서 훈련 흐름과 지휘통제를 유지하는 중요한 임무도 수행했다. 훈련 방송은 단순한 멘트 송출이 아니라 지휘부 의도에 맞춰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판단력을 요했고, 사진촬영 업무에도 빠른 상황 판단과 이동이 필수였다. 이 활동들은 단순한 ‘기록’이나 ‘지원’이 아니라 작전 흐름과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사람이 “군무원은 군인이 아니니 체력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군무원도 군의 일원으로서 현장에서 함께 뛰어야 한다면 체력 또한 군무원의 전문성 가운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컴퓨터 앞에 앉아 눈앞에 닥친 업무만 마무리하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체력은 떨어지고 열정에 비해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훈련 때는 훈련장 곳곳을 이동하며 즉각적인 지원과 방송장비를 설치·회수하며, 촬영 포인트를 따라 함께 뛰어야 하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것이다. 체력 부족은 업무 속도와 집중력, 역량 등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내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 나는 매일 체력단련을 했고, 올해 체력 검정에서 ‘특급’을 달성했다. 체력이 좋아지니 집중력도 좋아져 본연의 업무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군무원의 역할은 부대의 임무 달성을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소통하며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호국훈련에서 체득했다. 앞으로 현장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스스로 개발하고, 복지업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군의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과 체력을 제대로 갖춘 군무원이자 부대의 또 하나의 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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