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버지의 눈물이었다. 자랑스러운 아들을 향한 기대도 있겠지만, 그 눈물의 주된 이유는 ‘걱정’이었을 터. 나 또한 많은 걱정을 안고 훈련소를 거쳐 지금 이곳 2군견지원대로 자대 배치를 받아 군 생활을 시작했다.
2군견지원대의 군 생활은 예상과 달랐다. 훈련은 힘들고 사회에서 해 본 적도 없는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각종 부조리와 안전사고 등은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개인정비 시간에 휴대전화를 받으면 가족으로부터 안부를 묻는 걱정스러운 문자들이 왔다. 2군견지원대는 그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내놓도록 만들어 줬다. 이런 무탈한 날이 과거부터 이어져 지난 8월 26일 우리 2군견지원대는 무사고 1000일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약 14개월간 군견을 활용한 실종자 또는 대항군 수색작전에 투입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25년 7월 경남 산청군 산사태 실종자 수색작전이다. 작전은 쉽지 않았다. 무더운 날씨와 혼자 걸어도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힘든 길을 30㎏가 넘는 군견을 동행해 수색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지금까지의 고된 훈련을 증명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우리의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강인한 정신과 평소 꾸준히 이어진 체력단련, 체계적인 훈련으로 우리는 안전하게 작전을 끝내고 복귀했다.
대장실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대장님은 용사들 누구나 대장실에 들어와 의견을 얘기하라고 강조하셨다. 우리 용사들은 누구나 대장실 문을 열고 들어와 상담하고 불편사항을 건의한다. 대장님은 우리 얘기를 경청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신다. 이러한 주기적인 소통은 부대의 사건·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결과적으로 무사고 1000일은 우리 부대 모두가 단합하고 노력한 당연한 성과다.
우리는 영원하지 않다. 군대라는 특성상 사람들은 항상 바뀐다. 누군가는 전역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다. 아마 우리 부대가 창설된 2022년 12월 1일의 2군견지원대와 비교하면 많은 게 변화됐을 것이다. 하지만 ‘문화’는 이어진다. 이는 한순간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현명한 리더와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다.
2군견지원대 문화의 핵심은 ‘소통’과 ‘실행력’이다. 우리는 선임과 후임, 간부와 용사 구분 없이 꾸준히 소통한다. 토의에서 끝나지 않고 빠르게 시행하고 고쳐 나간다. 이러한 ‘문화’는 지금 세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해 모범을 보이며 후임들에게 ‘문화’를 계승한다. 이런 노력을 꾸준히 지속한다면 2군견지원대의 무사고는 1000일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