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 ‘자유’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가고 싶은 곳에 언제든 갈 수 있는 삶. 그것이 자유로운 삶이라고 믿으며 지내 왔습니다. 군대라는 공간은 자유가 없는 곳처럼 느껴졌습니다. 낯선 사람과 한데 모여 모두 똑같은 머리를 한 채 보급받은 같은 옷을 입었습니다. 먹는 것도, 이동하는 것도, 잠자는 것도 주어진 일정대로 통제받는 훈련소라는 공간은 자유라는 가치가 부재한 곳처럼 보였습니다.
훈련을 마친 지금은 오히려 ‘진정한 자유’를 찾은 느낌입니다. 첫째, 육체적 자유입니다. 입소 후 1차 체력측정 당시 1.5㎞ 뜀걸음이 유난히 힘들었습니다. 그동안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운동은 멀리했던 게으른 생활습관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절제된 식단을 지키고 매일 훈련한 결과 완전군장으로 20㎞ 행군도 거뜬히 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내 몸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 방종이 아니라 절제를 통해 얻은 ‘육체적 자유’를 이제는 누리고 삽니다.
둘째, 관계적 자유입니다. 입소 전에는 비슷한 관심사·취미를 가진 친구들과만 어울렸습니다. 익숙하고 편해서입니다. 하지만 훈련소에는 다양한 환경과 배경을 가진 전우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낯설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도 됐지만 같이 땀 흘리고 힘든 순간을 이겨 내며 진짜 관계를 배워 나갔습니다. 관심사가 같아서가 아니라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때문에 가까워지는 관계, 어떤 사람과의 관계도 품을 수 있다는 ‘관계적 자유’가 이제는 제 곁에 있습니다.
셋째, 정신적 자유입니다. 사격과 수류탄, 각개전투 등 훈련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걱정과 불안은 점점 커졌습니다. 해낼 수 없을 듯해 훈련에 임하는 게 두려웠습니다. 할 수 있다는 전우들의 응원과 그동안의 반복 숙달훈련을 떠올리며 호흡을 가다듬고 집중했습니다.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는 자유, 두려움에서 벗어난 ‘정신적 자유’는 앞으로의 군 생활 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수료를 앞둔 지금, 군대는 더 이상 자유가 제한된 공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유로 포장됐던 방종이란 옷을 벗어 버리고 인내와 훈련으로 연단된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허락된 공간입니다. 훈련소에서 진정한 자유를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기대하는 마음을 품으며 자대로 한 발짝 내디디려 합니다.
진짜 자유와 함께할 모든 전우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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