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하기 쉬운 국방정책과 군사작전의 차이

입력 2025. 12. 03   16:51
업데이트 2025. 12. 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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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방정책론


한용섭 지음 / 박영사 펴냄
한용섭 지음 / 박영사 펴냄



국방과 군사, 즉 국방정책과 군사작전의 차이는 무엇일까? 많은 이가 이 두 개념을 혼동한다. 국방정책과 군사작전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음에도 국방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를 군사작전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신국방정책론』의 저자 한용섭 한국국가전략학회장은 현재 한국의 국방과 군의 정체성 확립이 지연되는 이유로 ‘국방과 군사작전의 혼동’을 꼽았다.

저자에 따르면 정책은 문제를 식별하고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며 시행 후 발생할 결과를 예측, 갈등 관리방안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장기적 안목과 다양한 대화, 광범위한 토론이 필요하다. 반면 군사작전은 목표와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며, 결정 이후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속성을 지닌다. 문제는 국방정책을 군사작전의 시각으로 다룰 경우 발생한다는 점을 저자는 짚고 있다.

저자는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대립 역시 국방과 군의 정체성 확립이 늦어지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민주정치를 위해선 정치권이 군 전문집단의 정치 중립적이고 확고한 국가관·대적관에 근거한 판단·대책 건의를 존중해야 하며, 군은 정치 중립적이고 확고한 전문적 군사 식견을 정치권에 전달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신국방정책론』은 이런 어려움에도 우리 국방과 군의 정체성 회복·강화방법을 모색하고자 국방의 모든 세부 분야를 학문적으로 다룬다. 국가안보전략이란 대명제에서 시작해 안보개념, 국방정책 결정 과정, 군사력 균형 분석, 핵 위협 억제, 자주국방, 한미동맹, 위기 관리, 전략·전력 기획, 인력제도, 경제, 획득, 군비통제 국방개혁 등 14개에 걸친 세부 분야에서 실제 사례와 현안을 연결해 소개함으로써 국방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특히 국제정치학, 정책학, 경제학, 조직론 등 광범위한 분야의 새 이론과 정책적 아이디어도 담아 읽는 이로 하여금 국방정책 수립 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1982년 국방부 정책실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국방대 교수로 재직하며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한 저자는 2012년 발간한 『국방정책론』을 수정·보완해 이 책을 내놨다. 『국방정책론』 발간 이후 13년 새 변화한 국제·안보정세와 인구절벽·첨단 군사과학기술의 등장 등 새로운 변수를 고려, 집대성한 이 책을 통해 ‘국가안보의 최후 보루’인 군의 기틀이 더욱 튼튼해지길 기대한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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