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 대한민국 우주의 새로운 도약

입력 2025. 11. 30   15:11
업데이트 2025. 11. 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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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7일 새벽,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2020년 처음 군에서 우주업무를 맡아 우주작전과 정책을 다루기 시작한 이후 지난 4월 우주항공청에 첫 군 파견장교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이날은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번 발사는 차세대 중형 위성 3호와 큐브 위성 12기를 실은 것이자 한국형 발사체 기술의 축적된 성과를 확인한 상징적 순간이었다.

4차 발사는 한국 우주산업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체계종합기업이 발사체 제작을 주관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 운영을 맡되 체계종합기업이 운영에도 참여한 ‘민·관 공동 준비의 첫 번째 발사’였기 때문이다. 이는 뉴스페이스 시대 우리 우주기업의 기술력과 산업 역량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자 우주 발사 서비스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이었다.

발사 전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는 새벽부터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취재진과 연구원들, 누리호 개발에 인생을 걸어온 관계자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침착함이 동시에 스며 있었다. 우리나라가 수행한 발사 중 최초의 새벽시간대 야간 발사로, 어둠을 가르고 솟구치는 불꽃은 말 그대로 장엄했다. 현장 지원요원으로 참여해 준비과정을 점검했는데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우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현장은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울 만큼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화면을 응시한 채 그 순간을 기다렸다. 마침내 거대한 화염기둥이 발사대를 비추며 누리호가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아올랐다. 누리호가 점점 작아져 하늘 속으로 사라질 때 다시금 느꼈다. “우주 개발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일이다.”

복귀 차량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누리호가 남긴 의미를 곱씹었다. 누리호는 단순한 발사체가 아닌 대한민국이 독자적 우주 역량을 갖추겠다는 국가적 선언의 실체였다. 그 의미는 한 문장으로 정리됐다. “우주 개발은 결과가 아니라 의지의 누적이다.” 이번 발사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넘어 ‘계속 나아갈 것’이라는 확신을 우리에게 보여 줬다. 발사 이후 우주항공청 내부 분위기는 더욱 단단해졌고, 관계자들의 눈빛에는 다음 도전을 향한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누리호는 결코 끝이 아니다. 그 뒤에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초소형 위성체계 구축, 민·군 협력 강화 등 더 큰 도약을 향한 과제가 이어진다. 군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감시 및 정찰, 통신, 항법 등 미래 작전의 기반은 우주에 있다. 이는 우리 군이 반드시 대비해야 할 영역이다.

우주항공청에 파견된 첫 군 장교로서 민·군을 연결하고, 국가의 우주정책을 군의 시각에서 해석하며 미래 국방우주력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김재엽 육군소령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산업국
김재엽 육군소령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산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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