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수출을 넘어 신뢰를 수출하는 나라로

입력 2025. 11. 30   15:10
업데이트 2025. 11. 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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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방산수출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K방산은 무기를 넘어 기술력·신속성·신뢰를 함께 수출하는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폴란드, 노르웨이, 호주 등 여러 나라가 한국산 무기를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넘어야 할 또 다른 관문이 남아 있다. 바로 무기 수출 이후의 ‘지속 가능한 후속군수지원체계’다.

현재 한국의 방산수출은 기업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 계약과 납품은 빠르지만, 국가 차원의 납품 후 정비·교육·부품지원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미국은 대외군사판매(FMS·Foreign Military Sales) 제도를 통해 정부(군)가 직접 수출을 관리하고, 미 안보지원사령부(USASAC)가 구매국의 무기 운용·정비·교육을 일괄 지원한다. 그 결과 미국산 무기는 ‘신뢰와 동맹’을 함께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인식된다.

우리에게도 군 중심의 ‘한국형 후속군수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수출된 무기가 현지에서 오래 안정적으로 운용되기 위해선 군이 중심이 돼야 한다. 한국군은 이미 실전적 운용 능력과 정비 노하우를 갖춘 세계적 수준의 전력을 보유 중이다. 이 경험을 수출국과 공유하고 현지 교육훈련·정비자문·예비품 공급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방산수출과 더불어 ‘애프터마켓(After Market)’ 확장으로 방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이에 정부와 군이 함께 ‘한국형 후속군수지원체계’를 제도화하고, 군 주도의 통합지원기구를 설립해 수출무기의 총수명주기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구매국별 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품 소요를 예측하고, 디지털 기반 군수지원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한국군의 경험을 교육 콘텐츠로 발전시켜 구매국 장병들이 한국군과 동일한 운용력을 습득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제도가 완성된다면 우리는 단순히 무기를 파는 나라가 아니라 ‘신뢰와 동맹을 수출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수출국 병사들은 한국군의 교리와 체계를 배우며 함께 성장하고 우리 군은 해외 운용 피드백으로 더 강력한 전력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방산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신뢰’로 도약할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이제는 기업이 아닌 국가와 군이 책임지는 수출, 무기 거래가 아닌 동맹과 신뢰의 수출로 나아가야 한다.

‘군 중심의 후속군수지원체계’ 구축은 대한민국의 안보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새로운 도전이다. ‘군 중심의 후속군수지원체계’ 구축은 대한민국 방산수출의 다음 100년을 지탱할 힘이 될 것이다.

박선재 육군군수사령부 대령
박선재 육군군수사령부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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