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육군포병학교 조종교관 임무를 명 받고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긴장감은 지금도 생생하다. 교관 임명장과 포병의 상징인 빨간 모자를 받던 순간의 벅찬 감정도 선명하다. 교관으로 보낸 5년은 포병 장병을 가르친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을 단련하며 성장한 여정이었다.
첫째, 책임감이다. 매년 1500명의 특기병을 대상으로 1000시간 이상의 교육을 했다. 조종수는 포병 병과에서 매우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기에 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그들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무게를 실감했다. 기수마다 교육이 막바지에 이를수록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반복훈련을 시켰다. 때로는 위험한 상황에서 직접 나서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교육을 담당하는 교관으로서 교육생들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배웠다. 전국 각지로 흩어진 교육생들이 “조종할 때마다 교관님이 떠오릅니다”라는 말을 전해 올 때면 나의 교육이 누군가를 지키는 힘이 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둘째,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이다. 지난 1년간 교무행정 업무를 겸직하며 지휘관을 보좌했다. 겸직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휘관과 가까이서 소통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매일 아침저녁으로 뜀걸음을 하면서 체력검정에서 ‘특급전사’를 달성하는 지휘관을 보며 말보다 행동으로 이끄는 리더십의 본질을 깨달았다. 단순한 지시보다 상급자의 실천하고 헌신하는 모습이야말로 자발적으로 따르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끝으로, 도전은 곧 성장이라는 점이다. 2024년 포병학교가 육군 최초로 외국군을 대상으로 K9 자주포 육군 국제과정을 개설했을 때였다. 학교에서는 영어로 교육을 시연하는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영어를 사용한 경험이 없던 터라 경연대회 출전은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지금은 외국군이 입교하면 자신 있게 영어로 강의하며 한국 포병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도전은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로 교관 임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돌아보면 매 순간이 배움의 시간이었고, 나를 성장시켰다. 특히 포병학교에서 배운 ‘책임감, 리더십, 도전정신’은 앞으로 어떤 임무를 맡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어디에 가서 어떤 임무를 부여받든 내게 소중한 가치를 심어 준 국가와 군에 보답하기 위해 힘쓸 것이다. 전후방 각지에서 묵묵히 복무 중인 국군 전우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여러분이 있는 그곳이 바로 배움의 터전이고, 성장의 발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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