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육군기계화학교에서 진행된 ‘첨단 기동·신소재 과학기술그룹: 미래 전력 창출을 위한 군·산·학·연 체험식 현장토의’는 전투장비에 담긴 ‘운용의 본질’을 온전히 마주하게 해 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현장토의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사업담당자·연구원이 함께해 전투장비 운용과 승무원 임무 수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전투장비 앞에 머리를 맞대고, 미래 전투플랫폼 소요 발굴을 고민했다.
우리는 K2 전차·K21 장갑차 사격통제장치를 조작하는 순간 손끝에 전해지는 미세한 감각과 조종석에서 시야가 열리고 닫히는 경험, 교신 한 번에 전장이 정리되는 통신의 호흡, 승무들이 각자 역할을 자연스레 엮어 내는 전술훈련의 긴장감까지 문서·보고서엔 결코 담을 수 없는 ‘실전의 결’을 느낄 수 있었다. 장비가 단순히 움직이는 게 아니라 사람과 함께 전장을 하나의 체계로 구성한다는 사실을 체험식 현장토의에서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 상황에서 느끼는 운용자들의 상황 판단 순간은 장비 발전을 고민하는 모든 이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장면이었다. 이에 산업체가 그 현장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서로의 거리를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좁히는 계기가 됐다.
설계와 운용 사이에 놓였던 미묘한 차이는 현장 체감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났고, 향후 기술적 개선뿐만 아니라 사업 운영과 수출전략 수립에도 실질적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군과 산업이 한 공간에서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같은 문제를 인식했다는 사실이었다.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서로 다르게 인식된 부분은 조금씩 조정됐고, 서로의 이해가 맞물리는 순간으로 이어졌다.
전차와 장갑차가 어떻게 기동하고, 운용자가 어떤 부분에서 편의와 어려움을 동시에 느끼는지,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육군기계화학교의 체계적인 준비 덕분에 운용·기술사업의 시각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고, 이런 경험은 한국형 플랫폼이 국내외에서 더 높은 신뢰를 얻는 데 필요한 내적 기반이 됐다. 앞으로도 운용자의 체감을 기술과 사업전략에 충실히 반영해 대한민국 기갑 및 기계화부대 전력이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번 현장토의를 준비한 육군기계화학교의 성실한 노력과 깊은 전문성은 앞으로 군과 산업이 함께 이룰 발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