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진심』을 읽고
군대는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원팀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 원활한 소통이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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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네트워크와 SNS로 점철된 세상 속에서 누구와도 쉽고 빠르게 대화하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에게 거리낌 없이 전달한다. 그러나 그것이 곧 상대방과의 이해·합의를 의미할까? 메신저상의 ‘읽음’ 표시로 상대방과 소통했다고 믿는 우리는 어쩌면 편지를 건네주는 집배원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을 뿐이지 정작 편지를 받는 상대방에게는 무관심해지고 있는 듯하다. 소통의 착각은 ‘나는 말을 전달했지만 상대방은 받지 못한 경우’에서 발생한다. 이는 군 내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약어와 암묵지(暗默知)가 많은 군 환경에서는 같은 단어도 보직과 경력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돼 ‘전달했는데 미전달’이 빈번하다.
저자는 ‘세상에 당연히 아는 것은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내 머릿속의 정보가 상대방에게도 같을 수 있겠는가.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보는 것이 대화의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한다. 또한 상대방의 감정과 처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말도 소통의 착각을 불러온다. 책에서 ‘말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의 인지, 감정 메커니즘에 달려 있음을 심리원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말을 현란하게 하는 것보다도 내 말을 듣는 상대방의 수용 과정과 감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상대방에게 부탁할 일이 있을 때 당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은 상대방인데, 나의 마음만 앞서서 상대방 마음은 생각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박수도 두 손이 부딪혀야 소리가 나듯, 대화도 혼자서 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소통의 착각은 솔직하지 못한 대화에서 나온다. 상대방에게 사과를 건넬 때 그 행위도 중요하겠지만,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본인은 순간 사과하는 행위 자체로 역할을 다했다고 착각할지 모르겠지만,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보면 사과의 목적과 본질은 없어진 채 상대방에게 오히려 더 큰 상처만 주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솔직한 대화만이 상대방과 나의 신뢰를 형성하고, 대화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다.
전우들과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군 특성상 사람 간 대화는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군대는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원팀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 원활한 소통이 필연적이다. 개미는 페로몬을 통해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페로몬이 끊기면 서로 흩어져 와해한다. 이처럼 우리도 ‘소통의 착각’을 명확히 인지해 서로의 입장에서 대화의 끈을 이어간다면 원팀으로 움직이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를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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