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손길, 생명 구하고 국민 지켰다

입력 2025. 11. 25   17:41
업데이트 2025. 11.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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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병들이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면서 개펄에서 민간인을 구조하고 어려움에 처한 어르신들의 생명도 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최한영·박상원 기자 사진=부대 제공

 

개울둑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한 시민을 구조한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우민혁(오른쪽) 대위와 김두환 중사.
개울둑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한 시민을 구조한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우민혁(오른쪽) 대위와 김두환 중사.


개울둑 추락 시민 응급조치로 구해

“의로운 인명구조 활동을 하신 장병 여러분께 격려와 포상을 건의합니다.”

지난달 30일 국민신문고에 한 시민이 남긴 글이다. 개울둑에서 추락한 어르신을 목격한 육군 장병들이 침착한 응급조치로 생명을 살리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는 사연이었다.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기갑수색대대 우민혁 대위와 김두환 중사를 비롯한 대대 장병들이다. 장병들은 지난달 16일 경기 연천군 다락대훈련장에서 전투사격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한 어르신이 약 1.3m 높이 개울둑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어르신은 머리를 포함한 신체 곳곳에서 출혈이 일어날 정도로 크게 다친 상태였다.

상황을 가장 먼저 식별한 김 중사는 즉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해 위험도를 파악했다. 김 중사는 평소 부대에서 반복 숙달한 전투부상자처치(TCCC) 절차에 따라 손수건으로 환자의 출혈 부위를 지혈했다. 이어 현장에 도착한 우 대위의 지휘 아래 장병들은 환자를 안전지대로 옮기고, 전투용 응급처치키트를 이용해 추가 지혈과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장병들은 환자의 의식과 맥박을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말을 건네 안정을 도왔고, 고령 환자 특성상 필요한 기저 질환과 혈액형 등의 정보도 확인해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에 정확히 인계했다. 적절한 초기 조치 덕분에 어르신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후 회복 중이다.

김 중사는 “TCCC 교관으로서 평소 응급처치 절차를 반복 숙달했기에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군인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 대위도 “예기치 못한 위급 상황에서 시민을 보호하는 것은 군인의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실전 같은 훈련을 통해 즉응 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갑수색대대는 지난여름 가평지역 수해복구, 성금 기부, 민가 화재 초기 진압, 광복절 기념 81.5㎞ 마라톤 후 독립운동유공자회 성금 전달 등 다양한 대민 지원 활동을 이어오며 ‘국민과 함께하는 군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육군51보병사단 비전대대 고동욱 상병.
육군51보병사단 비전대대 고동욱 상병.


야간 경계 중 좌초된 모터보트 구조 

경기 화성시 전곡항 앞바다에서 심야 시간대 개펄에 좌초된 민간 모터보트를 야간 경계작전 중이던 장병이 발견해 무사히 구조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민간인 2명을 위기에서 구한 장병은 육군51보병사단 비전대대 고동욱 상병.

지난달 24일 자정 무렵, 정원 8명 규모의 0.9톤 모터보트가 간조로 물이 빠지면서 개펄에 좌초돼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보트에는 민간인 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해상 장애물을 피하려고 급격히 방향을 틀면서 개펄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소초에서 야간 해안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고동욱 상병은 열화상감시장비(TOD)로 좌초된 보트를 최초로 식별했다. 즉시 TOD반장 이현 중사에게 보고했고, 이 중사는 곧바로 평택해경대부파출소와 평택해양경찰서에 상황을 전파했다.

해경은 즉각 경비정을 현장에 투입했고, 약 두 시간 후인 새벽 1시52분, 해당 보트는 전곡항으로 안전하게 귀항했다. 51사단 해안소초 장병들도 보트가 이송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위기 상황 종료까지 책임감을 갖고 임무를 수행했다.

고 상병은 “위험에 처한 민간인 두 분을 무사히 귀항시키는 데 도움이 돼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빈틈없는 해안경계태세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석(맨 오른쪽) 육군35보병사단장이 거리에 쓰러진 어르신의 생명을 구한 5명의 부사관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김광석(맨 오른쪽) 육군35보병사단장이 거리에 쓰러진 어르신의 생명을 구한 5명의 부사관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쓰러진 시민 구한 장병들에 표창장 

거리에 쓰러진 지역 주민의 생명을 구한 군 간부들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병영 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35보병사단 성훈기·박노선·허원·변현우·윤찬영 상사.

사단은 25일 “김광석(소장) 사단장이 주민 생명을 구한 부사관들에게 최근 표창을 수여하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사단에 따르면 성 상사 일행은 지난달 30일 밤 전북 임실군의 한 거리에서 사람이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성 상사 일행은 사고자 의식을 확인하고 119에 즉시 신고했다. 당시 사고자는 70대 어르신으로 의식은 있었으나 머리에서 흐른 피가 바닥에 고일 정도로 출혈이 심했다.

성 상사 일행은 사고자를 옮길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겉옷을 벗어 사고자의 체온을 유지하고 팔다리를 주물렀다. 계속 말도 걸며 의식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신고를 받은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성 상사 일행은 사고자 상태, 호흡 반응, 신고 시간 등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제공했다.

성 상사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며 “어르신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쁘다”고 말했다.

임실군 관계자는 “군인들의 빠른 상황 판단과 조치 덕분에 주민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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