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군번을 달고 세 아이 엄마로서 전투복을 입는다는 것

입력 2025. 11. 24   14:39
업데이트 2025. 11. 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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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소위 육군37보병사단
이다은 소위 육군37보병사단



지난 7월 1일 세 번째 군번을 받았다. 10년 전인 2015년 해병대 부사관을 시작으로 2021년 육군 부사관, 2025년 육군 장교로 임관하기까지 전투복과 계급장이 바뀌었지만 군인으로서 마음가짐은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무엇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육군 장교로,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삶은 누구에게도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무게감이 있다.

군인과 엄마의 책임감은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이 세 아이의 엄마이자 장교라는 사실에 놀라며 “어떻게 그 힘든 걸 다 할 수 있어요?”라고 물어보면 이렇게 답한다. “둘 다 주어진 책임이고, 제가 선택했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하다 보면 재미있고 뿌듯하답니다.”

부대에서는 병사들이 무사히 전역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훈련 준비로 안전을 책임지고, 나아가 사회생활을 위해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또한 집에서는 아이들의 하루와 삶을 책임진다.

군대에서도, 가정에서도 누군가를 지키고 책임진다는 본질은 같다. 변화를 선택한 것은 ‘포기’가 아니라 ‘전진’이라고 생각한다. 해병대에서 육군으로, 부사관에서 장교로…. 도전하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여군이기에 더 많은 시선과 질문을 견뎌야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의 엄마이기 전에 ‘변화 앞에서 도전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 도전이 아이들에게, 또한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되길 바라서다. 그것이 매일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 이유다. 아침에 전투복을 입는 순간 지금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다시 떠올린다. ‘첫째, 오늘 나는 병사들에게 따듯한 리더여야 한다. 둘째, 아이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엄마여야 한다’.

장교라는 자리, 세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는 결코 가볍지 않으나 그 무게가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고 여긴다. 보통의 하루는 누군가에게는 평범함의 연속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하루하루가 선택과 책임의 연속이다.

첫째,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수호해야 한다. 둘째, 장교로서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셋째,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넷째, 군인·엄마라는 두 역할을 조화시키는 과정이다.

‘여군’이어서 특별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엄마’라서 강한 것도 아니다. 그저 주어진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려 노력하는 군인이자 엄마일 뿐이다.

세 번째 군번, 세 아이의 엄마, 육군장교로 살아가는 이 삶에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나를 지탱하고, 가야 할 방향을 밝게 비춰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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