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보고 달보고 특별한 궁 산책 ‘별달별궁’
문화형 책임운영기관 4곳 합동 추진
국립어린이과학관·창경궁서 이색 체험
옛 천문기기 관천대·풍기대 살펴보고
천문학 특강 듣고 천체 망원경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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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에서 밤하늘의 별을 자세히 볼 수 있다니 너무나 설레요.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거든요.”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도심 속 고궁으로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야간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어린이과학관과 창경궁에서 열린 별보고 달보고 특별한 궁 산책, ‘별달별궁’ 참여를 위해 함께한 것.
이날 행사는 궁능유적본부, 국립과천과학관, 국방홍보원, 한국정책방송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형 책임운영기관 4곳이 합동으로 추진한 대국민 전통과학 및 과학문화 체험 프로그램이다. 4개 기관은 공동기획전 개최 협의 후 행사를 위해 실무협의회 구성과 공동기획안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인 협업을 추진해 왔다.
고궁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별을 관측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획인 만큼 일반인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앞서 진행된 사전 예약에서는 사이트 오픈 20초 만에 정원 60명이 마감되면서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국방일보가 2016부터 2019년까지 연재한 인기 기획시리즈 ‘호국의 숨결을 따라서-성곽순례’의 내용을 단행본으로 엮은 책자도 제공됐다.
행사는 먼저 국립어린이과학관 과학극장에서 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으로 시작됐다.
강연자로 나선 『천문학이 발견한 반 고흐의 시간』 김정현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를 소개하며 우주와 별에 관한 강의로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 작가는 38년 전 초등학교 3학년 때 자신이 찍은 별 사진을 공개하며 “어린 시절부터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은 망원경을 제작하는 천문학자가 됐다”며 아이들과 우주에 관한 기본 지식을 공유했다. 그가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내 최대 망원경 사진을 공개하자 아이들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러면서 “빈센트 반 고흐도 수많은 실패를 거쳤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됐다”며 “다양한 분야를 좋아하고 공부하다 보면 별이 여러분을 그곳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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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호기심을 가득 채운 사이 어느새 어둠이 찾아오고, 밤하늘에서 별을 찾을 시간이 됐다. 아이들은 보호자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창경궁으로 발길을 옮겼다. 해설사의 설명 아래 창경궁 내 천문기기인 관천대와 풍기대를 살펴본 아이들은 드디어 천체 망원경을 통해 달과 행성, 별을 직접 관측했다.
하지만 맑은 날씨를 기대했던 바람과 달리 때마침 구름의 심술이 겹쳐 달과 별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 아이들은 디지털 프로젝터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구현한 이동식 투영관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김윤재(경희초4) 군은 “축구를 가장 좋아하지만, 천체 관측에도 관심이 많아 즐거운 시간이었다. 여동생(김이진·경희초2)과 함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소중한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머니 임정은 씨도 “천체 관측을 좋아하는 아들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딸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라 참여하게 됐다. 아이들과 고궁 속 가을날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딸 김규영(7) 양과 참여한 아버지 김형수 씨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 퇴근 후 딸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 아이가 과학 만화나 관련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시간이 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국립어린이과학관 김나영 주무관은 “궂은 날씨로 천체 관측에 아쉬움은 남지만, 4개 기관이 함께 어린이들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문화형 협의체 간의 긴밀한 소통으로 국민을 위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노성수/사진=이윤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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