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바르게 게양하고 있는가

입력 2025. 11. 21   16:00
업데이트 2025. 11. 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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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군무사무관 육군56보병사단 노고산여단
김동현 군무사무관 육군56보병사단 노고산여단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다. 전국 곳곳에서 태극기가 휘날리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태극기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대한민국 그 자체인 대표 상징물이다. 

하지만 태극기 제작·게양 및 관리 등에 관한 ‘대한민국 국기법’과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이 존재함에도 여전히 일부 현장에선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태극기가 보인다.

전 세계가 K팝, K드라마에 열광하는 오늘날 대한민국은 80년 전 일제의 총칼 앞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순국선열이 목숨을 걸고 지켜 낸 태극기,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자유와 평화를 향한 신념의 태극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태극기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상징으로 대한민국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극기를 잘못 게양하거나 바르지 않은 곳에 두는 사례를 개선해 태극기 바로 세움을 실천했으면 한다.

첫째, 태극기를 액자에 넣어 실내에 걸어 두는 경우다. 이는 일제 식민통치의 한 방식으로 조선총독부 지시에 의해 시행된 것이다. 정부는 2002년 태극기 게양 규정을 개정해 액자형 태극기에서 좌우보필형으로 게양토록 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곳에서 액자형 태극기를 게양 중이다.

둘째, 회의실 또는 강당 단상에서 태극기 위치를 잘못 배치하는 경우다. 단상을 바라보는 기준에서 왼쪽(관람객을 바라보는 기준에서는 오른쪽)에 태극기를 위치시켜야 한다.

셋째, 실내 깃대형 국기를 게양할 때 태극문양 방향이 좌우로 뒤바뀐 경우다. 태극문양의 빨간색이 오른쪽에 오도록 해 늘어뜨려 달아야 한다. 파란색 문양이 오른쪽에 오는 건 태극기를 거꾸로 다는 것으로, 태극기의 상징성 자체를 훼손하는 일이다. 깃봉을 무궁화 봉오리가 아닌 창끝 모양과 깃봉 없이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넷째, 실내외 행사를 막론하고 행사장에 실물 태극기를 설치하지 않고 영상으로만 태극기를 송출하는 경우다. 가장 빈번하게 실수하는 사례다. 형식적으로 표시했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기에 대한 예우와 존엄은 실물로 나타날 때 완성된다.

다섯째, 태극기를 블라인드 형태로 인쇄해 강당 등에 걸어 두고 접었다 폈다 하는 것도 잘못된 경우다. 또한 태극기와 부대기를 함께 게양하거나 일반 게시물과 같이 부착 시 순서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작은 실수가 쌓이면 국가 상징의 권위는 무너진다. 태극기를 바로 세우는 일은 애국심의 출발점이다. 우리 군은 국가 상징을 가장 먼저, 가장 올바르게 실천해야 할 조직으로 모범이 돼야 한다.

태극기는 국군의 사명과 국민의 신뢰가 깃든 최고 존엄의 상징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병영 내 일제 잔재라고 할 수 있는 액자형 태극기 교체를 시작으로 ‘태극기 바로 세움’ 전개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모든 국민이 진심으로 태극기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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