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s 다이어리] 세 번의 중대장 세 번의 리더십

입력 2025. 11. 20   16:26
업데이트 2025. 11. 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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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재 소령(진) 육군수도군단 1175공병단
최원재 소령(진) 육군수도군단 1175공병단


세 번의 중대장,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간이었다
중대를 창설했던 시기, 중대역량을 끌어올리는 시기,
자율적 조직 운영을 가능케 한 시기까지
내 리더십은 반복이 아닌 성장을 거듭해 왔다


“중대장이네” “진짜 중대장이다” “마지막 중대장”. 

세 번의 중대장 임무를 시작할 때마다 스스로 던져본 말이다. 중대장이라는 직책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쉬워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세 번째 중대장을 하고 있으며, 매번 완전히 다른 역할과 리더십이 요구됐다. 특히 직접 중대를 창설한 경험부터, 두 차례 전투력 우수중대 선발이라는 결과까지 중대장으로서의 리더십이 점진적으로 성장해온 여정이 있다.

첫 번째 중대장의 임무는 항공부대의 공병중대 창설 주체로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체계를 만들며 중대를 창설해야 하는 임무였다. 막막함 속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중대가 어떤 방향성을 가질 것인지였다. 운영 매뉴얼이나 전통도 없었기에 하나하나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었다. 이 시기에 나는 리더십이란 기존 조직을 운영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조직 자체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세우는 능력임을 배웠다.

두 번째 중대장은 기계화 공병부대 중대장으로 작전과 훈련, 병영생활을 총괄하며 중대장으로서 직접 부딪히며 배워야 했다. 특히 중대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훈련에 중점을 두고 중대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우리 중대는 ‘전투력 우수 중대’로 선발됐다. 성과도 의미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중대원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값진 변화였다.

세 번째 중대장은 공병부대 교량중대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운영 방식이 확연히 달랐다. 이전까지는 ‘직접 챙기는 중대장’이었다면 이번에는 간부와 병사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리더로 변화하고자 했다. 중대장이 없어도 중대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도했고, 그 결과 다시 한번 ‘전투력 우수 중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세 번의 중대장,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간이었다. 중대를 창설했던 시기, 중대역량을 끌어올리는 시기, 자율적 조직 운영을 가능케 한 시기까지 내 리더십은 반복이 아닌 성장을 거듭해 왔다.

앞으로 어떤 보직이 주어지든, 이 세 번의 경험은 내게 변하지 않는 기준이자 거울이 될 것이다. 나와 함께한 모든 중대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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