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in 국방일보 - 1993년 6월 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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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추진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우리 군이 처음으로 잠수함을 실전배치한 지 약 25년 만의 일입니다. 향후 건조와 작전배치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우리 군의 해상 방어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이 잠수함 시대의 개막을 알린 해는 1993년입니다. 해군은 이 해 6월 2일 진해항에서 해군의 첫 번째 잠수함인 ‘장보고함’의 취역식을 가졌습니다. 국방일보는 취역식 다음날인 6월 3일자 1·3면 두 개 지면에 관련 기사를 비중하게 보도했습니다.
1면에는 ‘해군 잠수함 실전배치’라는 제목으로 취역식 기사를 전했습니다. 기사는 “해군사상 첫 번째로 기록될 장보고함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위스키급 및 로미오급 등 총 25척의 잠수함에 비해 수중속력이 월등하고 기동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장보고함은 최첨단 지휘통제 및 사격통제 체계를 갖추고 있어 대함 및 대잠 공격능력이 우수하며 소음도가 매우 낮아 각종 해상 작전을 원활하게 전개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3면에는 별도 해설 기사를 게재하며 취역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국제적 대양해군 발돋움’이란 제목의 기사는 “장보고함으로 명명된 잠수함의 취역은 그동안 해군 전력이 해상과 공중으로만 국한되던 측면이 이제는 수중까지도 연결 지을 수 있어 그야말로 입체전력을 발휘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날의 잠수함 취역은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 잠수함인 장보고함은 독일 하데베(HDW)사에서 건조했습니다. 1987년 우리 정부는 독일과 209급 잠수함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1척은 독일에서 건조·도입, 나머지 2척은 기술도입 방식으로 국내에서 건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계약에 따라 장보고함은 1988년 8월 독일에서 건조를 시작, 1991년 9월 독일 HDW 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거행했습니다. 이후 약 2년 반 동안 현지에서 시험 운항을 거친 후 1993년 진해에서 취역식을 가졌습니다. 독일에서 국내까지 이동은 화물선을 이용해 운송됐습니다. 대부분 자력 항해이동이 관례지만 장거리 항해에 따른 외교적 협조, 테러 가능성, 정비 및 무기적재 등 다양한 문제가 고려돼 화물선을 이용했습니다.
장보고함은 ‘함명사’에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우리 해군은 군함 이름에 주요 지명(地名)이나 도시 이름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장보고함의 등장부터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의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등 역사적 위인들이 군함 이름으로 되살아나 우리 해역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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