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장보고함의 마지막 항해

입력 2025. 11. 19   17:22
업데이트 2025. 11. 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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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었다…K잠수함 시대
알렸다…K해군 우수성

‘잠수함부대 꿈이자 도전의 상징’…34년간 지구 15바퀴·약 63만3000㎞ 항해
초대·현 함장 등 100여 명 마지막 항해 함께하며 ‘명예로운 임무 완수’ 축하

장보고함이 다음 달 퇴역을 앞두고 19일 마지막 항해에 올랐다. 이날 오후 진해 군항을 출항해 2시간여의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입항한 장보고함은 우리 해군 잠수함 전력의 시작을 알리고 깊은 바다의 길을 연 상징적 함정이다. 장보고함이 남긴 지난 시간과 흔적을 돌아본다.  글=조수연/사진=조용학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으로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은밀하게 우리 바다를 지켰던 장보고함이 34년간의 임무를 완수했다. 장보고함 마스트에 나란히 선 안병구(오른쪽) 초대함장과 이제권 함장이 마지막 항해를 함께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으로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은밀하게 우리 바다를 지켰던 장보고함이 34년간의 임무를 완수했다. 장보고함 마스트에 나란히 선 안병구(오른쪽) 초대함장과 이제권 함장이 마지막 항해를 함께하고 있다.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북부 킬에 위치한 HDW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됐다. 함정 인수요원, 정비요원, 감독관 등 100여 명이 1990년 10월부터 순차적으로 파견됐고 1992년 8월 부대를 창설해 같은 해 10월 장보고함을 인수했다.

장보고함은 1993년 4월 도크선에 탑재된 상태로 독일을 출발해 같은 해 5월 대한민국에 도착했다. 이후 인수과정을 거쳐 1993년 6월 1일 대한민국의 첫 번째 잠수함으로 취역했다.

장보고함 취역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43번째 잠수함 운용국이 됐으며, 명실상부 수상·수중·공중의 입체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장보고함은 1997년 미국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약 1만8000㎞) 단독 항해에 성공하며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 능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서는 미 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 30여 척을 모의공격하는 동안 한 번도 탐지되지 않으며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잠수함 운용력을 세계에 알렸다.

 

장보고함은 2013년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Silent Shark), 2016년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REACH)에도 동참하며 잠수함이 투입되는 주요 해외훈련에 모두 참가한 첫 잠수함이기도 하다. 

장보고함은 ‘백번 잠항하면 백번 부상한다’는 해군잠수함사령부(잠수함사)의 안전신조를 새기고 동·서·남해와 해외를 종횡무진 누비며 2011년 안전항해 20만 마일, 2019년 안전항해 30만 마일을 넘어 마지막 항해 당일까지 34년간 34.2만 마일(약 63만3000㎞)을 안전항해하며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완수했다. 장보고함은 2023년까지 작전임무를 수행하다가 2024년 훈련함으로 전환되며 909교육훈련전대로 예속됐다. 장보고함은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 수리함정 팀워크 훈련, 잠수함 승조원 자격 유지를 위한 훈련 지원 등의 임무를 맡으며 잠수함 승조원의 전비태세 유지에 기여했다.

 

 

김태훈(소장) 잠수함사령관, 안병구 초대함장, 이제권 함장(왼쪽부터)이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훈(소장) 잠수함사령관, 안병구 초대함장, 이제권 함장(왼쪽부터)이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지막 항해를 준비 중인 장보고함.
마지막 항해를 준비 중인 장보고함.



장보고함 임무 완수 축하 부대행사 

안병구(예비역 준장) 장보고함 초대함장은 19일 장보고함의 퇴역 전 마지막 항해를 함께하기 위해 잠수함사를 방문했다. 항해에 앞서 그는 잠수함사 부대원들을 대상으로 잠수함의 역사와 운용 노하우를 전하는 강연도 했다.

마지막 항해를 마친 장보고함이 부두에 홋줄을 걸고 ‘입항’ 방송을 하자 정박 중인 모든 잠수함이 기적을 취명(吹鳴)하며 명예로운 임무 완수를 축하했다.

행사 말미에는 초대함장, 인수 무장관, 인수 주임원사, 인수 내연부사관 등 인수요원들과 현재 함장, 무장관, 주임원사, 추진기관부사관이 쌍을 이뤄 함상 기념사진을 남기는 뭉클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제권(소령) 장보고함장은 “장보고함은 최초의 국산 잠수함인 도산안창호급 잠수함과 장영실함 도입, 국가전략부대 잠수함사령부 창설의 초석을 다진 잠수함부대의 꿈이자 도전의 상징이었다”며 “잠수함 승조원 총원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장보고함의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은밀하게, 가장 강력한 무기로 대한민국 안보를 수호하는 침묵의 수호자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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