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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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제일 많은 정보를 쥐고 가장 정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갖췄지만, 정작 우리는 정답이 넘쳐날수록 방향을 잃고 결단하기 어려워지는 역설적 시대에 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징후를 군에서 찾아냈다. 뛰어난 지능을 갖춘 신병들이 변수가 많은 실전 상황에선 신속하고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 강의실, 기업 회의실 등 중대한 결정을 요구하는 모든 곳에서 동일하게 되풀이된다. 이러한 세상의 불확실성과 혼란을 극복하고 결단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책은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핵심 능력으로 ‘고유지능(Primal Intelligence)’을 제시한다. 이는 원시시대부터 인간이 생존을 위해 사용해 온 직관·상상력·감정·상식 4가지 의사결정 능력으로, AI가 결코 구현할 수 없는 고유한 경쟁력이다. 정답을 따르는 데 익숙해진 현대의 교육·조직문화 속에서 우리는 이 능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다.
저자는 미 육군특수작전사령부와 협력해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 정확한 판단을 끌어내는 고유지능 훈련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과도한 데이터 속에서 작은 이상신호를 찾아내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능한 가장 작은 전진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다음 장면을 설계하는 감각을 회복시킨다. 실제로 미 육군 신병들에게 판단과 실행의 주도권을 넘기는 새로운 교육방식을 도입하자 여러 변수에도 전략적 사고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결과를 보이며 그 성과를 입증했다. 또한 전장에서 한 수 앞을 내다보며 위기를 반전시킨 특수부대 요원, 감각적 판단으로 생사를 가른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의 경험은 고유지능의 힘을 보여 주는 생생한 사례다.
책에는 자신의 고유지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 퀴즈와 고유지능을 단계적으로 깨우는 실행 가이드도 포함돼 있다.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연습법을 통해 고유지능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가 최적의 답을 제공하는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나아가는 길을 찾는 힘’이다. 책은 혼돈 속에서 방향을 감지하는 나침반이자 잠들어 있던 인간 본연의 힘을 깨우는 스위치다. 지금 당신 안에 잠든 고유지능을 다시 작동시켜 보자. 김세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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