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교육, 전선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방패

입력 2025. 11. 19   15:11
업데이트 2025. 11. 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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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맥베스 중령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뉴질랜드 육군
스티븐 맥베스 중령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뉴질랜드 육군

 


6·25전쟁은 70여 년 전 포성이 멎었을 뿐 끝나지 않았다.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은 단순한 휴전문서를 넘어 오늘날까지 한반도 평화의 억제력을 유지하며 살아 있다. 정전협정은 안정 기반을 다지고 긴장 고조를 억제하며 외교활동 공간을 유지하는 하나의 구조다. 또한 정전협정 교육은 그러한 구조의 생명을 이어 나가는 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정전협정 교육과장은 이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서 역사와 국제법, 군사작전을 아우르는 교량 역할을 한다. 이런 업무를 맡고 있는 교육과장으로서 교육의 명확성·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진행했다.

강의는 역사적 맥락, 정전협정 핵심 조항의 상세한 설명,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상황별 대응조치 내용을 결합해 구성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정전협정 조항과 정전 교전규칙을 장병들에게 명확히 각인시키면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긴박한 상황에 실질적 지침을 줄 수 있다. 이 임무는 단순한 이론교육이 아니라 실제 전투 현장에서 장병들이 규정과 절제 속에서 임무를 완수하도록 만드는 군의 전략적 대비태세이자 필수적 군사작전의 일부다.

정전협정 교육은 규칙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왜 대한민국 군이 존재하며 어떠한 자세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지를 되새기게 한다. 전방에서 근무하는 용사들은 매 순간 도발과 긴장에 직면한다. 그 앞에서 자제와 규정을 지켜 내는 힘은 곧 억제력으로 이어지며, 이는 군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다.

비례성, 정당성, 규정이라는 3가지 원칙은 정전 교전규칙의 뼈대다. 이를 통해 한국군과 유엔군은 국제법과 도덕적 우위를 유지하며 동맹의 신뢰를 공고히 한다. 단순한 대응이 아니라 상황을 안정시키는 절제된 행동이야말로 전선을 지키는 진정한 힘임을 교육으로 일깨우는 것이다.

또한 이 교육은 세대를 잇는 다리다. 냉전 이후 태어난 장병들에게 6·25전쟁은 먼 과거의 역사로 남아 있지만, 정전협정 교육은 그들을 대한민국의 투철한 안보의식과 동맹의 가지에 연결시킨다.

전방의 장병들은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들이 단순히 철책을 지키는 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실전적 사례와 맞춤형 강의는 장병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비례적 대응과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든다. 교육을 받으면서 장병들은 ‘규정을 통한 억제’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란 사실을 체득하며 전방 작전의 자신감과 침착함을 얻는다.

정전협정의 지속력은 1953년의 서명에 있지 않다. 그 생명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철책과 지뢰밭, 감시초소에서 경계근무를 하는 장병들의 규정과 지식, 일상의 자제된 행동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교육은 종이에 적힌 협정문에 생명을 불어넣어 그것을 살아 움직이는 군사규범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매일 반복되는 경계작전에서 발휘되는 단호하고 절제된 태세가 곧 한반도 평화의 최전선이다. 이는 세계 평화를 향한 군인의 사명으로 이어진다.

정전협정 교육이 바로 그 보이지 않는 방패이자 미래 세대에게 전해져야 할 군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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