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여러 종목을 접했지만 수영이 가장 즐거웠다.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메달을 거머쥐며 성장의 보람도 느꼈다. 하지만 중학교 진학 무렵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물속에서 기록을 다투는 일보다 스스로 한계를 깨고 더 강해지고 싶었다. 또래보다 왜소한 체격을 극복하고자 선택한 길은 격투기였다. 처음엔 낯설고 힘들었지만, 꾸준히 훈련하며 육체적 한계를 넘는 법과 목표를 향해 끝없이 정진하는 자세를 배웠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진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집중력이 나를 성장시켰다.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국내 격투기 단체인 블랫컴뱃에서 프로 3승, 발리투도 대회에서 2승을 거두며 팬들로부터 ‘한마 바키(일본 격투만화 주인공)’라는 링네임을 선물받았다. 이 이름에는 경기에서 보여 준 투혼과 근성이 담겨 있다. 케이지에서의 나날을 통해 강함의 본질이 단순히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과 힘이 아니라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붙이고 끝까지 버티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이 흐르며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입대라는 큰 변화를 맞았다. 여러 선택지를 알아보던 중 해병대의 강인한 정신과 사명감이 마음을 울렸다. 유사시 대한민국의 선봉에서 적과 맞서 싸우는 상륙군, 그중에서도 단 1%만 선발된다는 해병대 수색부대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때는 심장이 뛰었다. 케이지에서 상대와 마주 서던 순간의 투지와 열정을 이젠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가족을 지키는 힘으로 바꾸고 싶었다. 또한 책임과 헌신을 바탕으로 동료를 이끌고 책임지는 현장의 리더로 거듭나고 싶었다. 그렇게 주저 없이 해병대 부사관의 길을 선택했다.
입대 후 교육훈련단에서 받은 훈련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진행됐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쌓은 체력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순간도 많았다. 제식, 각개전투, 분대전투, 독도법, 천자봉 고지정복훈련까지 모든 과정이 체력과 정신력, 판단력을 동시에 요구했다. 때로는 입대 전의 마음가짐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같은 마음과 목표로 함께했던 동기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줬다.
어느덧 11주간의 교육훈련을 마치고, 이제 해병대 부사관으로 당당히 나아간다. 수없이 외친 해병대의 긍지, 부사관의 책무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앞으로 해병대 부사관으로서 대원들과 같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싸우면 승리하는 리더가 될 것이다. 체력과 전투기술, 전술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케이지에서 다져 온 근성과 투혼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해병대 부사관으로서 주어진 모든 열정과 능력을 바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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