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서 공식화

미래연합사 본부 FOC 검증 추진 
역내 위협 재래식 억제 태세 향상
전투함정 첫 MRO 등 협력 공감대
유엔군사령부 역할 재확인 등 담아

한미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절차 3단계 중 2단계 검증을 내년까지 마무리하기로 공식화했다.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에 탄력이 붙게 됐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57차 SCM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한미는 동맹과 연합방위태세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57차 SCM은 안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의 공동 주재로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렸다.

한미는 SCM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따라 체계적·안정적·능동적인 전작권 전환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올해 공동 평가에서 준비태세·능력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달성했다고 공감하고, 내년 미래연합군사령부 본부의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작권 전환 검증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구성된다. 현재 2단계 FOC 검증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1·2단계가 정량적 평가 위주라면 마지막 3단계 FMC는 정치적 결단을 수반하는 정성적 평가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2단계 검증이 완료되면 한미 군 통수권자의 결단만 남게 된다는 얘기다.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우리나라와 동맹의 능력,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대한민국 법률적 요건에 맞춰 가급적 조속히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증액하고자 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이를 높이 평가한 헤그세스 장관은 안 장관의 의지를 환영하면서 미국의 계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안 장관은 “우리는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한반도 안보에서 보다 주도적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국방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방비를 지속 증액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한미는 북한을 포함한 동맹에 대한 모든 역내 위협에 대해 미국 측 재래식 억제 태세를 향상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 중요성에도 공감하며 이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잠재적인 침략을 억제하는 한편 이와 관련한 협력과 외교 활동 지원에 공조하기로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핵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운용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굳건한 공약을 재강조했다. 양 장관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성과를 평가하면서 이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방위산업 분야 협력 방안도 검토했다. 특히 비전투함정에 이어 전투함정도 우리나라에서 유지·보수·정비(MRO)가 진행될 전망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 전투함정도 한국에서 최초로 MRO를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 장관은 미 해군의 준비태세 강화를 위해 함정 건조 분야에서 협력을 가속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주한미군이 지난 70년 이상 한반도에서 수행해 온 핵심적 역할에 주목했다. 양 장관은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을 방지하고, 동북아 지역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동맹의 노력을 지지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전력 및 태세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양 장관은 ‘한미 양국 군의 일관된 훈련 기회 보장이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상호 합의에 기반해 잔류 용산기지, 경기북부 미반환기지 반환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밖에 △국방과학기술 협력 △지역협력실무그룹(RCWG) 성과 △유엔군사령부 역할 재확인 등이 공동성명에 담겼다.

안 장관은 “한미는 이러한 성과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안보환경과 위협에 대응하고, 한미동맹이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는 데 국방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