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한 장의 힘, 그리고 나눔의 의미

입력 2025. 11. 13   15:00
업데이트 2025. 11. 13   15:03
0 댓글
김소원 중사 육군1공병여단
김소원 중사 육군1공병여단



지난봄, 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시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일어나며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뉴스와 인터넷 속 피해현장을 군인으로서 바라보며,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때 군 장병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으로 달려가 진화와 구조작업에 나섰고, 국민은 군의 헌신적인 모습에 안도와 신뢰를 보냈다. ‘언제·어디서든 국민 곁에 있는 군인들 덕분에 나라가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장면은 큰 울림을 줬다.

문득 지난해 11월 국방부에서 주관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포스터 공모전이 생각났다. 그 공모전에서 받았던 최우수상과 상금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됐다.

재난대응 포스터로 받은 상금인 만큼 진정한 ‘재난대응’의 가치를 되새기며 상금 전액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공모전에 냈던 포스터는 폭우로 침수된 도로에서 한 군인이 어린아이를 구해 주는 장면을 담고 있다. 수해 때 군인의 도움을 받은 아이는 일기장에 “어른이 되면 군인 아저씨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래요”라고 썼다. 아이의 그 한마디에 담긴 믿음과 순수한 존경심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수십 번의 스케치를 반복하면서 물에 젖은 군복과 구명조끼의 질감, 비 내리는 도시의 긴박한 분위기, 그 속에서도 따듯하게 빛나는 인간애를 담고자 했다. 군인의 사명과 책임을 되새기며 진심을 다해 포스터를 그렸다.

재난은 예측할 수 없지만, 준비는 언제나 가능하다. 평소 철저한 대비와 훈련이야말로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지키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단순한 훈련이 아니다. 위기 속에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다. 나 또한 군의 일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일에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됐다.

앞으로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군인으로서 재난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주저 없이 달려갈 것이다. 군은 단지 국토를 수호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지키는 버팀목이자 희망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포스터 한 장이지만, 그 속에 담긴 ‘군인의 마음’이 국민에게 따듯한 위로와 신뢰로 전해지길 바란다. 오늘도 다짐한다. “언제나 국민 곁에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군인이 되겠다”고.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