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는 [우리] 다
보이지 않는 노력들
오늘의 국방, 장병들 손에 펼치기까지
보이게 하는 수고들
장병들의 생생한 소식이 담기기까지
국방일보 한 부가 장병의 손안에 들어가기까지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다. 기획·취재·편집을 거쳐 윤전실에 도착한 기사는 거대한 윤전기를 통과하며 종이와 잉크가 결합해 종이신문으로 태어난다. 본지는 국방일보 제작에서부터 인쇄·배송·수령까지 전 과정을 따라갔다. 서울 중구 매일경제신문 윤전기실과 신문을 수령하는 수많은 부대 중 하나인 육군23경비여단 청룡대대를 찾아 한 부의 신문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장병들의 하루를 여는 첫 소식이 되는지 확인했다. 글=박상원/사진=이윤청 기자
10:00 기사 작성
취재·편집·디지털콘텐츠팀 구성원이 모여 다음 날 신문에 실릴 기사를 치열한 의견조율 끝에 확정 짓는다. 그 시각, 취재·사진기자들은 현장을 누비며 장병들의 목소리를 듣고 상황을 기록한다.
오전 10시 국방일보 편집회의가 열렸다. 매일 이 시간 회의실에선 국방일보를 구성하는 취재팀, 편집팀, 디지털콘텐츠팀 구성원이 모여 다음 날 신문에 실릴 내용을 논의한다. 주요 사안을 확인하고 취재기자들의 발제를 놓고 지면 편성을 점검한다. 발제는 취재 주제·사안의 핵심 내용을 보고하는 과정이다. 치열한 의견조율을 거쳐 내일 자 신문에 들어갈 기사들이 정해졌다.
그 시각, 취재기자와 사진기자들은 현장을 누비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우리 군의 훈련, 행사 활동 등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발로 뛰며 상황을 기록하고 장병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오후가 되자 취재·사진기자들이 마감으로 다급해졌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현장에서 노트북을 펼쳐 기사를 쓰고 사진을 전송한다. 내근 중인 기자들 역시 바쁘긴 마찬가지. 기사가 빠르게 마감돼야 다음 과정인 ‘편집’이 수월하다. 오후 3시를 넘어서도 현장의 사진·기사가 출고되지 않으면 데스크의 마감 압박을 피하기 힘들다.
디지털콘텐츠팀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취재기자가 발굴한 기사를 더 ‘맛있게’ 홍보할 방법을 고민하며 여러 SNS 플랫폼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특히 국방일보 유튜브 채널은 지난 5월 구독자 10만 명을 넘어서며 ‘실버 크리에이터 어워드(실버버튼)’를 획득했고, 채널 누적 조회수는 1억 뷰를 넘겼다. 장병들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는 현장감 넘치는 콘텐츠가 빠른 채널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14:00 편집·교열
사무실이 분주해진다. 슬슬 편집 마감시간이 임박한 것. 이때쯤이면 편집·교열기자들의 신경도 날카롭고 예민해진다. 정해진 시간까지 모든 기사를 교열하고, 편집까지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오후 2시 국방일보 사무실이 더욱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슬슬 편집 마감시간이 임박한 것. 이때쯤이면 기자들의 신경도 날카롭고 예민해진다.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기사와 사진을 출고하고, 편집까지 끝내야 한다.
이제부터는 편집기자의 시간이다. 취재·사진기자들이 보내온 내용을 지면에 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편집기자는 내용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기사와 사진을 효과적으로 지면에 배치하고, 독자들이 명확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제목(표제)과 부제를 고심해 선정했다. 동시에 교열기자는 기사 속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세세히 점검하며 신문의 완성도를 높였다. 문법이 틀린 부분은 없는지, 기사 자체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진 않은지 꼼꼼하게 살폈다. 어휘가 적확하고 각 문장이 매끄러워야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현안이 발생해 지면을 다시 구성하거나 부대에서 보내오는 보도사진이 늦어지는 등 다양한 이유로 신문 제작에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할 수 있다’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각자 임무에 집중한다. 한 취재기자는 편집과 교열을 두고 ‘예술의 영역’이라고 표현했다.
오후 5시가 되자 대부분의 편집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중간중간 오탈자가 발견되면 즉시 수정 요청을 한다. 이러한 복잡하고 세심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신문이 바로 국방일보다.
17:30 인쇄 제작
편집이 완료된 지면들은 전송 시스템을 통해 인쇄를 맡고 있는 곳으로 전달된다. 그곳에서 금속판에 지면을 입히고 작업을 시작한다. 작업자들은 잉크양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인쇄를 마무리한다.
국방일보 편집팀에서 편집이 완료된 지면들은 전송 시스템을 통해 국방일보 인쇄를 맡고 있는 서울 중구 매일경제신문에 전달됐다.
전달된 지면은 금속판에 입혀졌다. 금속판이 CTP(Computer To Plate) 기계에 들어가면 레이저 빛이 통과되면서 판에 기사가 입력되는 방식이다.
오후 5시30분, 매일경제 윤전기실에선 직원들이 이 금속판을 윤전기에 삽입하고 있었다. 이후 인쇄 과정에서 청록(C)·진홍(M)·노랑(Y)·검정(K) 네 가지 색상으로 분판된 판이 합쳐지며 하나의 컬러 지면으로 완성됐다.
건물 5층 높이에 이르는 거대한 윤전기가 회전을 시작하자 굉음과 함께 종이 롤이 풀려 내려갔다. 인쇄된 국방일보 지면을 넘겨받은 기술자들은 색도를 조정하고, 판을 교체하며 지면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점검했다.
“신문은 생물입니다. 몇 초만 방심해도 색이 달라지고, 활자가 흔들려요.” 유기영 윤전2부장은 잉크 묻은 손을 털며 말했다.
윤전기 한 바퀴가 돌 때마다 수백 장의 지면이 동시에 찍혀 나왔다. 중간 점검을 위해 인쇄된 신문 한 부씩을 무작위로 뽑아 색감과 농도를 확인하는 절차도 반복됐다.
기계는 시간당 최대 18만 부를 인쇄한다. 종이가 찢기지 않도록 맞바람을 조절하고, 잉크양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작업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8:00 배송 시작
인쇄를 마친 국방일보는 컨베이어를 타고 포장실로 옮겨진 뒤 트럭에 실리며 각각의 부대로 이동할 준비를 한다. 차량은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고 배송은 새벽 3~5시에 집중된다.
인쇄를 마친 국방일보는 곧바로 절단·검수 공정을 거쳐 묶음 단위로 정렬됐다. 컨베이어를 타고 포장실로 옮겨진 뒤 다시 직원들의 손을 거쳐 묶음 포장됐다. 오후 6시, 포장이 완료된 국방일보 묶음이 트럭 적재대 위에 차례로 올랐다.
하루 11만5000부를 발행하는 국방일보는 이곳 매일경제 윤전실에서 9만5000부를 인쇄한다. 나머지 2만 부는 경북 경산 윤전기실에서 만들어진다. 서울·경기·강원·충청·제주 지역은 이곳에서, 경상·전라 지역은 경산에서 인쇄된 신문이 각각 배달된다.
배송 담당자들은 부대별 배송지명이 적힌 역지(지명지)를 확인하며 차량 적재 순서를 점검했다. “장병들에게 새로운 국방 소식을 전한다는 마음으로 항상 기쁘게 배송합니다.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 덕분에 저희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습니다.”
경기 파주 지역 부대에 국방일보 배송을 담당하는 우성제 씨는 트럭 문을 닫으며 말했다. 배송 담당자들은 각 부대의 위치와 출입 시간을 다시 한번 살폈다. 실시간 교통상황과 우회 경로까지 세세하게 확인했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배송하기 위한 노력이다. 배송은 새벽 3~5시에 집중된다. 차량은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 각 지역 군부대로 향했다. 배송이 시작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그 시간에도 인쇄소에서는 다음 부수 점검이 이어졌다.
다음 날 06:30 부대 도착
다음 날 약속된 장소에는 국방일보 묶음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정훈장교는 신문을 수령해 근처 게시대로 향한다. 그곳은 국방일보 1면과 주요 기사들을 게시하는 공간이다.
다음 날 오전 6시30분, 육군23경비여단 청룡대대 인근 노인회관. 우희준(소위) 정훈장교가 국방일보 수령을 위해 도착했다. 그곳엔 국방일보 묶음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신문은 부대 내로 배송하는 대신 약속된 시간에 이곳으로 전달된다.
우 소위는 신문 묶음을 들고 곧장 대대 지휘통제실 근처 게시대로 향했다. 이곳은 그날그날의 국방일보 1면과 주요 기사들을 게시하는 공간이다. 부대원은 이곳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국방일보를 만나면서 우리 군의 생생한 소식을 접한다.
우 소위는 이어 통합행정반에 신문을 배부한 뒤 해안 소초 근무 인원에게 전달될 분량도 따로 챙겼다. 2층 중대별로 설치된 사물함에도 국방일보를 배부한다. 우 소위가 매번 직접 갖다 줄 수 없어 사물함에 두면 중대 인원들이 소초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중대 인원들은 국방일보를 기다리고 있을 소초원들을 위해 신문 전달을 각별하게 챙긴다.
우 소위는 “국방일보는 저에게 하루의 시작 같은 존재”라며 “다른 부대에서 어떤 훈련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있고, 때로 우리 부대 소식이 기사로 실리면 부대원 사기가 오른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특히 장병들은 인터넷보다 하루 한 번의 정리되고 정제된 뉴스를 더욱 선호한다”며 “현장의 정보가 정확하게 담겨 있어 교육훈련 자료로도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08:00 장병 손에
장병들은 신문을 받아보고 타 부대 기사와 정책 동향 등을 읽는다. 특히 현장의 정보가 정확하게 담겨 있어 교육훈련 자료로도 활용한다. 그들은 인터넷보다 하루 한 번의 정리되고 정제된 뉴스를 선호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대장실을 찾아 신문을 전달했다. 임중석(중령) 청룡대대장은 신문을 펼쳐 들고 타 부대의 기사와 정책 동향을 꼼꼼히 살폈다.
임 대대장은 “국방일보 정독은 일과 시작 전 마음을 다잡는 하나의 루틴”이라며 “군 안팎의 소식을 전달하는 유일한 신문이기에 늘 꼼꼼히 챙겨본다”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지켜보니 국방일보가 부대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신문 한 부에는 인쇄 기술인력, 배송 기사, 그리고 이를 기다리는 장병의 손길이 함께 담겨 있었다.
밤새 잉크 냄새 속에서 태어난 국방일보는 새벽을 넘어 부대 생활관까지 도착, 마침내 전 군 장병들을 연결했다. 서울의 윤전기와 강릉의 23경비여단 청룡대대는 한 부의 신문을 매개로 ‘오늘의 국방’을 함께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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