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소위로 임관해 보병여단 기동중대 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임관 전에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컸지만, 지금은 낯설었던 군문화에 적응하고 소대원들과 가까워져 가는 과정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소대장으로서 소대원들과 함께한 첫 훈련은 도시지역작전에서의 근접전투(CQB·Close Quater Battle)였다. 임관 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분야여서 기대가 컸다. 소대 전투력을 향상시키고 전우애를 다질 좋은 기회라고 여기며 철저히 준비해 훈련장에 들어섰다.
도시지역작전은 현대전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략적 목표가 도심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고, 좁고 복잡한 환경에서 전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도시지역에서 전투가 빈번히 발생해 전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무고한 민간인의 피해를 낳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CQB는 정밀한 전술과 팀워크가 융합된 고도의 전투기술이자 작전에 성공할 수 있는 키포인트다.
훈련 당시 우리 소대는 미로같이 좁은 공간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기동했다. 비록 훈련이지만 작은 실수 하나가 소대 전체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소대장으로서 큰 압박을 느꼈다. 이를 극복하고자 여단 주둔지의 시설물을 활용해 객실 소탕과 장애물 극복훈련을 반복 숙달했고, 무전기와 완수신호 사용을 생활화해 명확한 의사소통과 상황 공유를 했다.
또한 소대원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계급만으론 소대원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경험 많은 부사관들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장병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과 건의사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했다. 때로는 훈련이 끝난 뒤 생활관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열었다. 이러한 노력이 쌓이자 소대원들도 ‘우리가 하나의 팀’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실제 훈련 때는 기존에 목표했던 시간보다 더 빠르게 거점을 점령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고,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다.
이번 훈련 때 소대장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 신속·정확한 판단과 행동, 무엇보다 팀과 일심동체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이러한 교훈은 이번 훈련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와 같은 초급장교들은 도시지역작전은 물론 변화하는 미래 전장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에 전문지식과 기술을 꾸준히 습득해야 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초급장교들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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