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 번째 항모 푸젠함의 전략적 의미는

입력 2025. 11. 13   14:59
업데이트 2025. 11. 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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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 아주경제 논설주간 국제정치학 박사
박승준 아주경제 논설주간 국제정치학 박사

 


중국 해군의 세 번째 항모 푸젠(福建)이 지난 5일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섬 싼야(三亞) 군항에서 취역(就役)했다. 해군 함정이 ‘취역’했다는 말은 영어론 ‘enter into service’, 곧 공식적으로 임무에 들어가다는 뜻이다. 선박은 건조를 시작해 배가 완성되면 바다에 띄워 보는 진수(進水)를 거쳐 각종 부품과 장비를 보완하면 취역을 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 실제 임무와 작전에 투입되는 과정을 거친다. 항공모함의 경우 취역에서 작전 투입까지 5~8년이 걸린다고 푸젠함의 취역을 전한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5일 거행된 푸젠함 취역식에는 중국 최고권력자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엷은 녹색 군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시진핑은 푸젠함이 정박한 부두에서 열린 중국 해군 장병들의 제식의식에 참석해 인민해방군 깃발을 함장에게 전달하고, 푸젠함에 올라 갑판 위 사출기(catapult)를 둘러보면서 장병들에게 “당신들은 영웅”이라고 격려했다. 시진핑은 특별한 연설을 하진 않았다.

13년 전인 2012년 9월에 취역한 중국 최초의 항모 랴오닝(遼寧)은 배수톤수 7만 톤에 길이 304m·폭 75m 정도, 7년 후인 2019년 12월에 취역한 중국의 두 번째 항모 산둥(山東)도 배수톤수 7만2000톤에 길이 315m·폭 75m가량 규모다. 둘 다 중형 항모로 엔진은 디젤추진 방식에 갑판이 스키점프대(STOBAR) 모양으로 만들어져 갑판에서 이륙하는 항공기가 추력을 최고로 높여 발진해야 하므로 연료 소모가 많아 함재기의 작전 반경이 짧았다. 이번 세 번째 항모 푸젠 역시 원자력추진 엔진을 장착한 미 항모들과 달리 디젤추진 엔진을 달고 있지만, 갑판에서 항공기가 이륙하는 방식은 스키점프대를 이용하는 게 아니다. 새총을 쏘는 식의 전자 사출기가 갑판에 장착돼 있어 갑판이 스키점프대 모양이 아니라 평평하다.

중국은 첫 번째 항모 랴오닝을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여 개조했고, 두 번째 항모 산둥은 러시아로부터 사들여 개조했다. 이번 푸젠함은 중국 자체 기술로 건조한 ‘국산 항모’라고 선전하고 있다. 중국 해군이 세 항모 이름을 각각 랴오닝, 산둥, 푸젠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그 지역명 위치로 미뤄 동중국해의 북부와 중부, 남부에 있는 해안지역 성(省)의 명칭을 딴 것으로 중국의 동쪽 연안, 태평양 서쪽 연안을 작전 범위로 한다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추측된다.

푸젠함의 취역으로 미국과 중국의 항모 수는 11대 3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세 번째 항모 푸젠의 취역과 관련해 대만 국방부 산하 국방안전연구원 장신뱌오(江炘杓)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현재 각종 무인(無人)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항모의 경우 앞으로 10년 정도는 무인 시스템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분야는 미국이나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일본 방위연구소 모리키 아이타 연구원이 지난달 초 발표한 푸젠함 평가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은 현재 성숙한 항모 대국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상황이지만, 기술과 인력 면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세 번째 항모를 취역시킨 건 아무래도 일본열도와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도련’을 넘어선 작전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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