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전투병 홍보 나선 카투사 해적단

입력 2025. 11. 13   15:00
업데이트 2025. 11. 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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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인 상병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박강인 상병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주한 미8군 카투사 프로그램은 6·25전쟁 때 창설됐다. 카투사는 인사권을 제외한 모든 작전권이 미 육군에 위임돼 지휘받는다. 보직은 난수 추첨으로 이뤄진다. 그중 ‘전투병’은 고위험·고난도 훈련 및 실작전에 투입되기에 체력, 영어 실력, 카투사 교육대(KTA) 성적, 신체 등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직접 선발한다. 전체 카투사 인원 중 약 5%만이 선발되는 만큼 신중한 노력이 요구돼 왔다. 

카투사 전투병으로 군 생활을 하며 전우들과 보내는 모든 생활과 훈련이 즐겁고 행복했다. 이런 부대 분위기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대화를 나누던 중 전투병 홍보를 기획하게 됐다.

홍보가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 데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KTA 훈련병 시절, 전투병 희망 인원들은 자체적으로 나름의 준비를 했다. 그러나 전투병 관련 정보는 극도로 빈약하며 불확실했다. 이에 희망자들의 정보 갈증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정보 부족 상황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 전투병 홍보활동을 병사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게 됐다. 이 활동은 상부의 공식적 지시나 명령이 아닌 현역 카투사 병사들이 모여 만든 작은 역사의 시작이었다.

홍보팀은 전투병 7명과 보급병 1명, 총 8명의 인원으로 편성했다. 일주일가량을 투자해 각자 특기와 경험을 활용, 홍보 내용을 준비했다. 현역은 훈련병과 접촉이 제한되며, 면접 시 부대 관련 질문도 금지되는 규율상 난관이 존재했다. 규율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안하고자 다수 회의를 했다. 특히 외박도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홍보에 임했다. 이는 ‘편한 군 생활’이라는 카투사와 관련된 일반적인 인식 속에서도 외박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전투병 지원은 일반적인 카투사에 관한 인식이 기대하는 ‘편안함’과 달리 대한민국 전군 최고 수준의 실전적 훈련에 참가해야 하는 내적 갈등을 수반한다. 나는 정훈교육을 담당해 국가유공자 자녀 병역 혜택에도 자원입대한 배경을 공유했다. 이는 전투병 희망 인원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긍정적 가치관을 공유하고자 함이었다. 또한 실사격 및 폭발물 취급 등 생사가 걸린 훈련을 받으면서 형성되는 강한 가치, 즉 전우애를 강조하고자 했다. 홍보의 목표는 단순히 지원자 수를 늘리는 게 아닌 수준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홍보활동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KTA 교관단으로부터 지속적인 홍보 요청을 받았으며, 카투사 전투병의 가치와 위상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이는 병사들의 자발적 의지로 만들어 낸 역사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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